10월 산업활동 동향 둔화속도 완만해져
경상흑자 17억달러 11개월만에 최대치
경상흑자 17억달러 11개월만에 최대치
북한 핵 실험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환경 때문에 경기가 하반기에 급격히 하강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 경기 둔화 속도는 매우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경기를 떠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도 개선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엔 경기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산업생산 무난한 성적=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10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10월보다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9월의 16.5%와 견주면 크게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추석이 지난해에는 9월에 있었던 반면 올해는 10월에 있었던 관계로, 올 10월 조업 일수가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조업 일수 변동을 감안하면, 10월 산업생산 증가 폭은 11.8%로 9월(10.9%)보다 오히려 높았다. 9~10월 평균치도 10.3%로, 올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성장 주도 산업인 반도체를 제외하면 마이너스여서, 부문 간 불균형 성장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소비는 약간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9~10월 평균 소비재 판매는 4.6% 증가했는데, 올 상반기에 증가율이 5%를 넘었던 것에 견주면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다. 9~10월 평균 설비투자는 10.7% 늘어나, 견실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앞으로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0.4%포인트 올라가 2개월 연속 상승했고,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달보다 1.2포인트 높아져 3개월 내리 올랐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를 정점으로 경기가 둔화하기 시작했으나, 둔화 속도는 완만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범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수는 부진하지만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조를 보여 산업생산이 무난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본다”며 “선행지수 추이를 보면 내년 상반기에 경기가 저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거시경제팀장도 “현재 경기 상황은 본격 하강 국면이 아니라 조정기 또는 완만한 둔화 국면으로, 내년 1분기까지 둔화되다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출 곧 3천억달러 돌파=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0월 국제수지 동향’을 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17억3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두달 연속 흑자이고, 11개월 만의 최대치다. 이로써 올 1~10월 누적 경상수지는 16억8천만달러 흑자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6억4천만달러 흑자에 견줘서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이런 추세라면 올해 경상수지 예상치 40억달러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는 12월5일 수출이 3천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올해 연간 수출액은 목표치인 3180억달러를 80억달러 가량 넘는 3260억달러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수출 규모가 3천억달러를 넘는 것은 세계 11번째다. 수출은 내년에도 탄탄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철주 재정경제부 종합정책과장은 “경기 지표들이 지난 7~8월에는 좋지 않았지만, 9~10월에는 애초 예상했던 추세선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내년 경제성장률은 애초 예상(4.6%)보다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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