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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장에서] 뼛조각 압박에 곤혹스런 농림부 / 김수헌

등록 2006-12-06 19:51수정 2006-12-06 22:40

“이러다 에프티에이(FTA)가 깨지면 우리가 몽땅 책임을 뒤집어쓰는 거 아니에요?”

요즘 농림부 공무원들한테 ‘농반진반’으로 자주 듣는 얘기다. ‘뼛조각 쇠고기’가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몬태나주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탓이다.

농림부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 이어 5차 협상이 진행중인 6일에도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을 찾아냈다. 뼛조각이 발견된 미국산 수입 쇠고기 1, 2, 3차분은 모두 ‘검역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농림부는 “크기에 상관없이 뼈는 뼈인만큼, 미국과 합의한 수입위생 조건에 따라 통관을 허용할 수 없다”고 원칙을 강조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곤혹스런 심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미국 쪽의 압력은 그렇다 치더라도, 일부 경제부처들과 우리 쪽 협상 관계자들까지 “농림부 때문에 에프티에이 협상이 어렵게 됐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지만, 다른 부처들에서 농림부가 기준을 너무 엄격히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전해 온다”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도 “원칙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솔직히 손톱만한 뼛조각 때문에 모두 반송하는 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농림부가 먹거리 안전과 국민 건강을 위해 계속 ‘뼈는 뼈’라는 원칙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미국과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협상에 참여했던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위생 조건은 ‘과학’의 영역이기 때문에 흥정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하지만 농림부 안에서 김 과장처럼 자신있게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농림부 고위 관계자도 “원칙대로 계속할 자신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글쎄…”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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