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금리 영향으로 은행에서 투신권으로 돈이 옮겨가면서 지난해 은행의 예금 잔액이 사상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4년 중 은행수신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은행의 예금 잔액은 532조6360억원으로 2003년 말보다 5조5910억원(1.0%) 줄었다. 은행의 예금 잔액이 줄어들기는 한은이 은행예금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은행의 수신계좌 수도 지난해 말 현재 1억6963만개로, 1년 사이 332만개 줄었다.
은행은 고객예금이 줄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지난해 금융채를 20조3930억원어치 발행해, 이를 포함한 은행의 총수신은 767조690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5490억원(0.7%) 늘었다. 그러나 이런 증가율도 전년의 총수신 증가율 6.1%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반면에 비은행 금융기관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429조3730억원으로 1년 사이 57조1710억원(15.4%) 늘어났다. 금융권별로는 투신사가 머니마켓펀드(39.6%), 채권형펀드(38.3%) 등의 수신 증가에 힘입어 총수신이 173조원으로 전년말보다 31조원(22.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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