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25~49살 생산가능인구 감소
“노동시장 유연성·안정성 동시 확보” 과제
“노동시장 유연성·안정성 동시 확보” 과제
취업자 수와 노동 시간이 계속 줄어들면 현재 4%대 후반인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10년대엔 4%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2020년대에는 2%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잠재성장률이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자본·노동·총요소 생산성(자본과 노동의 효율적 결합 정도를 나타내는 기술 수준) 등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말한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고 성장이 정체된다는 것을 뜻한다.
18일 ‘비전 2030 민간작업단’의 보고서를 보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1982년~1990년 8.6%, 1991~2000년 6.3%, 2001~2005년 4.4%로 낮아졌다가 2006~2010년 4.9%로 일시적으로 높아진다. 그러나2011~2020년에는 4.3%로 지금보다 0.6%포인트 하락하고 2021~2030년에는 2.8%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작업단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국책 연구기관들과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참여하고 있다.
민간작업단은 특히 저출산·고령화·노동 시간 단축 등에 따른 노동 투입량(취업자 수+노동 시간) 감소가 2011년 이후 잠재성장률 하락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자본 투입과 총요소 생상성은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의 구성 항목(기여도)을 보면, 노동 투입량에 따른 성장률이 2006~2010년 0.4%에서 2011~2020년 -0.1%, 2021~2030년에는 -0.7%까지 떨어진다. 무엇보다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통계청 장래 인구 추계결과를 보면, 생산성이 가장 높은 25~49살 인구는 2007년(2066만명)에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든다.
민간작업단은 노동 투입량 감소 속도가 과거 선진국들의 사례보다 훨씬 빠른 만큼, 노동량 확보와 노동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성인 근로계층에 대한 평생학습 △직업교육·훈련 확대 △해외 이민자들의 적극 수용 △보육 문제 해결을 통한 여성 노동력 활용 등을 제시했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정치권과 노·사·정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아일랜드나 덴마크의 대타협 모델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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