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고용동향
제조업 고용 줄고 청년 취업자수 감소 탓
서비스업도 ‘괜찮은 일자리’는 별로 안늘어
서비스업도 ‘괜찮은 일자리’는 별로 안늘어
지난해 연간 고용동향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005년보다 1%포인트 높아졌는데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되레 4천명 줄었다. 제조업의 고용 창출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는데다 청년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한 탓이다. 올해 역시 고용 사정이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고용 없는 성장=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06년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315만1천명으로 한해 동안 29만5천명(1.3%)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가 2005년 말 제시했던 애초 일자리 창출 목표치 35만~40만개 물론 지난해 하반기 내놓았던 수정 목표치 35만개에도 훨씬 못 미친다. 특히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5%(추정치)로 2005년의 4%에 견줘 1%포인트 높아졌지만,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9만9천명에서 29만5천명으로 감소했다. 이승재 재정경제부 인력개발과장은 “경제 성장이 과거에 비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 한계에 봉착한 것 같다”며 “좀 더 체계적인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청년 백수=지난해 실업률은 3.5%로 2005년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15~29살 청년 실업률도 7.9%로 2005년의 8.0%에 견줘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청년층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4.0%나 줄었다. 15~29살 연령층의 인구 감소율(0.8%)보다 하락률이 훨씬 크다. 청년층 고용 사정이 그만큼 악화된 것이다. 이처럼 취업자 수가 많이 줄었는데도 청년 실업률이 낮아진 것은, 상당수 젊은층이 취업·고시 준비생으로 남아 구직 활동을 않거나 아예 구직을 단념해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 인구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질 낮은 서비스 일자리=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6만7천명이 줄었다. 제조업 일자리는 2004년을 제외하고는 2001년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서비스업은 37만1천명 늘어 3년째 3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하지만 서비스업에서도 ‘괜찮은 일자리’는 많이 늘지 않았다. 급여가 상대적으로 적고 평균 근속연수가 4~5년 정도에 불과한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32만8천개 증가했지만, 급여가 비교적 많고 근속연수도 긴 전기·통신·금융업의 일자리는 7만5천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손민중 연구원은 “현재 서비스업에서 비중이 낮은 금융이나 보험 등 양질의 일자리를 확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정규직 비중=임금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임금 근로자 중 상용직 비중은 52.8%로 집계됐다. 지난 2003년 50.5%로 절반을 넘은 이후 매년 비중이 늘고 있다. 전신애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임금 근로자의 고용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취업문은 바늘구멍=정부는 올해 일자리 창출 목표치 자체를 낮게 잡았다. 재경부가 올해 경제 운용 방향에서 밝힌 취업자 수 증가 목표는 30만명이다. 정부가 재정을 통해 창출하려는 의료·복지·교육 등 사회서비스 분야 취업자 증가 수 3만~4만명을 포함한 수치다. 지난해 최대 목표치보다 10만명 줄었다. 기업들도 올해 채용 규모를 줄일 태세다. 취업 전문기업 인크루트가 지난달 상장기업 788곳을 상대로 올해 4년제 대졸 정규직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채용 여부와 규모를 확정한 416개사에서 3만3845명을 뽑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만6673명보다 7.7% 줄어든 것이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