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국외 직접투자 추이
지난해 액수기준 2배이상 증가…국내 평균보다 수익성 낮아
외국에 기업을 세우거나 외국 기업을 사들이기 위해 빠져나가는 국외 직접투자가 봇물 터지듯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조업체의 국외 생산법인은 수익성 면에서 국내 제조업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부가 25일 내놓은 ‘2006년 국외 직접투자 동향’(신고기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외 직접투자는 184억6천만달러로 2005년(90억3천만달러)보다 104.4%나 증가했다. 신고 건수는 5250건으로 같은 기간 15.3% 늘었다.
특히 2000년 이후 연간 20억~40억달러 수준이던 대기업의 투자가 지난해 108억3천만달러로 2005년보다 150.8%나 늘었다. 대기업들은 지난해 주로 자원 개발(광업)과 제조업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했다. 중소기업들도 부동산개발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62억2천만달러를 투자해 투자액이 2005년보다 64.3%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76억4천만달러)가 전년보다 62% 늘어났다. 현대자동차의 체코 투자(10억달러)와 엘지필립스엘시디의 폴란드 투자(2억9천만달러)가 대표적이다. 중국에서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중심으로 35억4천만달러의 제조업 투자가 이뤄졌다. 자원 개발 투자는 38억3천만달러로 2005년보다 332.7%나 폭증했다. 캐나다는 오일샌드(원유 추출이 가능한 모래·천연아스팔트 등의 혼합물), 베트남에선 가스 개발 관련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베트남·홍콩 등 아시아지역, 체코·카자흐스탄 등 동유럽 국가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었다. 중국 투자 비중은 2004년 44.6%에서 지난해 24%대로 떨어졌고, 미국도 같은 기간 18%에서 11.6%로 하락했다.
그러나 국내 제조업체의 국외 생산 법인은 수익성 면에서 국내 제조업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외 공장을 가진 국내 기업 278개사를 대상으로 운영 실태와 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국외 생산법인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추정치)은 5.5%로 국내 제조업 평균치(1~3분기)인 6.1%보다 낮았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국외 생산법인도 27.8%에 이르렀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 진출한 생산법인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각각 1.43%와 2.67%에 그쳤다. 반면 베트남 진출 기업은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이 7.13%로 비교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국외 생산 거점의 국내 ‘유턴’에 대해서는 대단히 부정적이어서, ‘국내 이전 계획이 전혀 없다’는 응답 비율이 93.5%인 반면 ‘이전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0.7%에 그쳤다. 나머지 5.8%는 ‘국내 여건이 좋아지거나 현지 상황이 악화되면 고려해 보겠다’고 답했다.
박현 임주환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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