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외이사’ 올해도 유력인사 영입 붐

주요 상장사 사외이사 후보 추천 현황

올해도 전직 고위 관료 등 유력 인사들이 상장기업들의 사외이사로 대거 영입되고 있다. 올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주요 12월 결산법인들은 고위 관료 출신, 법조계나 감독기관의 전직 유력 인사들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주총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전직 고위관료·법조계 출신 등
사업 추진에 도움될 인물 추천

19일 금융감독원·증권선물거래소 공시를 보면, 신세계·에스비에스·에스케이텔레콤·케이티·현대차 등 주요 상장기업들은 전직 고위 관료 등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총 안건을 공시했다.

오명 전 과학기술부총리와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각각 케이티와 수산중공업의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오 전 부총리는 현재 건국대 총장, 진 전 부총리는 삼정케이피엠지(KPMG) 회계법인 고문을 맡고 있다.

법무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거친 정해창 송설당교육재단 이사장과 송자 전 교육부 장관, 김각영 전 검찰총장은 각각 에스비에스, 일신방직, 계룡건설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기업들은 주로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9일 주총을 여는 현대차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출신 고위 관료들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책국장과 하도급 국장을 역임한 임영철 변호사와 강일형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다.

기업마다 대우는 천차만별
50대 기업 연봉 4천만원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지낸 심창구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엘지생명과학은 제약업체이고, 박상우 전 농림수산부 차관을 새 사외이사 후보로 고른 동양물산은 농기계 전문업체이다. 음식료업종에 속하는 씨제이는 조경식 전 농림수산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다시 추천했다. 신세계도 서울지방국세정창 출신의 이주석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과 황병기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새 사외이사 후보로 공시했다.

삼성그룹은 대체로 기존 사외이사를 연임시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갑현 보스턴컨설팅그룹 고문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재추천했으며, 에스원과 삼성전기도 각각 김영섭 전 관세청장과 강병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윤영대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다.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강지원 변호사는 교육업체인 대교의 새 사외이사 후보로 뽑혔고, 아름다운 가게의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는 포스코 사외이사로 다시 선임될 예정이다.

사외이사는 이사회에 참여해 대기업 대주주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하고 경영진의 전문성을 보완하는 책임이 주어지는데, 대우는 기업마다 천차만별이다. 공시를 통해 보면, 50대 기업 사외이사의 평균 보수가 연간 4천만원대이다. 다만 정식 보수 외에 비용으로 처리되는 활동비까지 포함하면 실제 보수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는 게 정설이다.

김진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