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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영세상인 힘 없다고 카드사 폭리 챙기나”

등록 2007-02-27 19:35수정 2007-02-27 19:44

한국음식업중앙회 등 자영업자 단체 회원 400여명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촉구 대회’에서 카드 수수료율을 내릴 것을 카드사들에 요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한국음식업중앙회 등 자영업자 단체 회원 400여명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촉구 대회’에서 카드 수수료율을 내릴 것을 카드사들에 요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음식점 등 동네가게 사장들
“대형 가맹점보다 두배 더 내”
정치권도 수수료율 인하 추진
현장 / 자영업자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촉구대회

“어떻게 신용카드 수수료가 세금 보다 많이 나옵니까?”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미용실을 하는 이광종(46)씨.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로 얼마나 나가냐”고 묻자 분통을 터뜨린다. “월 300만원 정도 벌어요. 부가가치세 같은 세금은 한달 평균 따져 6만원 정도인데, 신용카드 수수료는 월 12만원씩 냅니다.”

27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 민주노동당 주최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촉구 자영업자 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여느 집회와 좀 달랐다. 투쟁 조끼를 입은 사람들 대신 넥타이에 정장을 입거나 평상복 차림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음식점, 미용실, 서점, 완구점, 신발가게, 옷가게 등 동네 가게 사장들이었다.

송파구에서 김치찌개 식당을 하는 오영석(44)씨는 “신용카드야 이자 수수료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체크카드는 은행 잔고에서 바로 결제되는데 왜 수수료를 똑같이 받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태연(46)씨는 인천 부평구에서 캐주얼 브랜드를 취급하는 옷가게 사장이다. 그 역시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카드사들이 영세상인들은 힘이 없다고 보고 폭리를 취하고 있는 거에요. 정부는 허구헌날 ‘자영업자 살리자’고 말하는데, 왜 수수료 폭리엔 손을 놓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현재 신용카드사들은 전체 가맹점을 177개 업종으로 나눠 수수료율을 정하고 있다. 할인점·종합병원·골프장 등 대형 가맹점들은 수수료로 매출액의 1.5~2%를 낸다. 반면 옷가게·신발가게·안경점·서점·완구점·비디오 대여점 등 영세 가맹점들은 3.6%~4%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의 2배 이상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가맹점별 결제 금액 규모와 신용도에 따라 수수료율에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한다. 한국여신금융협회 임유 상무는 “가맹점 수수료율은 철저하게 시장 기능에 의해 결정되고 있으며, 다른 나라의 경우도 매출이 큰 업종일수록 수수료율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 쪽의 주장이 이처럼 팽팽히 맞서 있지만, 정치권과 정부의 태도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우호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국회에선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추는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엄호성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2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내놓은 데 이어,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도 3월 초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두 법안은 ‘수수료율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수수료 원가 분석에 따라 수수료율을 정하도록 했다. 또 가맹점 수수료율 차별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노회찬 의원은 “한나라당에서도 개정안을 발의했고 열린우리당도 수수료율 인하에 동의하는 의원들이 많아, 개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카드사의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28.1%에서 2005년 43.9%, 2006년 6월 44.9%로 급증하고 있다.

정부도 지난달 4일 발표한 ‘올해 경제 운용 방향’에서 “중립적인 기관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의 원가를 분석하도록 해, 카드 업계가 불합리한 수수료율 체계를 자발적으로 고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지난 20일 신용카드·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의 원가 산정 표준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금융연구원과 연구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정혁준 최익림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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