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우리은행장
떠나는 황영기 우리은행장, 안정적 승계 강조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이달 말로 임기를 마치는 황영기 우리은행장이 8일 서울 명동 본점에서 열린 마지막 월례조회에서 임직원들에게 한자성어를 남기며 ‘프로 정신’을 강조했다. 이 말은 중국 당나라 선승 임제선사의 법어를 수록한 <임제록>에 나오는 것으로 ‘언제 어디서나 늘 진실하고 주체적이며 창의적인 주인공으로 살아간다면 그 자리가 곧 최고의 행복한 자리'라는 뜻이다. 황 행장은 “이 말이 프로가 되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황 행장은 또 “1등 은행이 되기 위한 공식은 1등 보상을 받는 1등 임직원이 있는 은행이다. 1등 정신을 버리지 말고 1등 은행이 돼서 1등 보상을 요구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급여를 많이 받는 골드만삭스가 1인당 이익도 가장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업무 인수·인계와 관련해 “400미터 릴레이 세계 기록이 37초40으로, 9초77인 100m 최고 기록 보유자 4명이 뛰는 것(39초08)보다 더 빠르다. 이는 바통을 이어받는 선수가 10미터 앞서 뛰고 바통을 주는 선수도 100미터가 아닌 추가적으로 10미터를 더 뛰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이 이어지면 경영이나 지점 승계 때 조직에 아무런 지장 없이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황 행장은 취임 이후 공격적인 경영으로 3년 연속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우리금융지주 주가를 3배 가까이로 끌어올렸다. 또 지난달 말엔 비정규직 직원의 전원 정규직 전환을 단행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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