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워해머온라인, 반지의제왕 온라인, 워크래프트, 헬게이트:런던
거대자본-기획 게임들 몰려와
한국시장서 참패 벗어날까 주목
“대작 없는 국내에 오히려 자극제”
한국시장서 참패 벗어날까 주목
“대작 없는 국내에 오히려 자극제”
리니지 이후 대박 게임이 나오지 않는 틈을 타 외국산 게임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개학을 맞은 학생들을 겨냥한 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을 중심으로 한 대작 게임들이 시범서비스 중이거나 본격적인 공개를 앞두고 있어 주목된다. 한번도 온라인 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내준 적이 없는 우리나라는 현재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과거 ‘국제 게임의 무덤’이라고 불릴 만큼 국내시장에서 참패를 거듭했던 외국 온라인 게임들이 거대자본과 참신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대공세를 펼칠 예정이어서 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가장 위협적인 게임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불타는 성전’이다. 최근 등급심의 문제를 겪었지만 15살 이용가 판정을 달고 공개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게임업계에서도 우선 게임 완성도에 높은 평가를 주고 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지난 2월 말 우리나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공개시범서비스 이틀 만에 동시접속자 15만명을 넘은 사실을 언급하며, 앞으로 한국시장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800여만명에 이르는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이에 못지않은 흥행 잠재력을 가진 게임으로는 상반기 중에 선보일 것으로 보이는 ‘헬게이트: 런던’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에프피에스 장르의 액션에 롤플레잉 게임의 성장개념을 더해 새로운 장르로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빌 로퍼 등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를 만든 개발자들이 헬게이트 개발에 참가하고 있어 관심은 더욱 높다. ‘헬게이트: 런던’은 이미 성사된 계약만도 4500만달러에 이르렀으며,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게임쇼 ‘지스타 2006’에서는 최고의 게임으로 뽑히기도 했다.
‘반지의 제왕 온라인’도 한국 시장을 뒤흔들 복병으로 꼽힌다. 반지의 제왕은 한국에서 영화 ‘반지의 제왕 3부작’으로 더 잘 알려진 판타지계의 바이블이다. 이를 원작으로 한 반지의 제왕 온라인은 소설과 영화의 방대한 세계관을 충실히 재현했다. 게임은 원작 반지의 제왕 스토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오는 4월, 미국 서비스를 시작으로 일본 및 한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의 게임회사 이에이(EA)의 ‘워해머 온라인’도 위협적인 블록버스터급 게임이다. 워해머 온라인은 30년 전통의 유명 보드게임 ‘워해머’를 원작으로 해 개발됐다. 이에이가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이 워해머 온라인이야말로 전쟁게임을 좋아하는 국내 게이머들의 취향에 딱 맞는 게임이라고 평가하고 있을 정도다.
게임산업협회 최승훈 정책실장은 “외국 대작게임의 등장이 우리 게임시장에 위협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대작 게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우리 상황에서 외국산 게임들의 성공은 오히려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시장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는 말이 게임업계에서 정설이 된만큼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우리나라 게임들의 국외시장 진출의 걸림돌로 지적돼온 것은 게임 자체의 재미 이전에 초고속인터넷, 결제수단 등 인프라 결여였다”며 “외국에서 대작 게임이 흥행을 하기 시작했고, 그 게임들이 별 탈 없이 우리나라에서 통하고 있다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인프라가 그만큼 갖춰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이덕규 게임메카(www.gamemeca.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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