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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먹고 먹히는 카드전쟁…‘대란’ 없을까

등록 2007-03-19 19:03수정 2007-03-20 00:10

카드사태와 시기별 규제 변화
카드사태와 시기별 규제 변화

주택대출 막힌 은행들 파격조건 카드 대공세

“지금은 전쟁입니다. 부가서비스 전쟁이에요. 타사 회원을 우리 회원으로 가져오지 못하면,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해요. 남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은행 카드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정규 부행장은 ‘전쟁’이라는 표현으로 지금의 카드업계 상황을 설명했다.

은행들이 카드시장 공략에 깃발을 들었다. 그동안 짭짤한 수익을 올린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정부의 규제로 진격이 막히게 되자 카드 시장으로 진로를 돌린 것이다.

가장 공세적인 곳은 영토가 작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2일 새 카드를 내놓는다. 엘지카드의 ‘레이디카드’나 국민카드의 ‘KB카드’ 같은 대표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실탄도 넉넉하다. 100억원대의 마케팅 비용을 확보한 것이다. 새로운 결제 제도를 도입하고, 대중교통·주유·영화 할인 등 각종 부가서비스도 포함시켰다. 김종열 하나은행장 역시 연초부터 “특단의 조처를 통해 300만명인 현재 회원 수를 2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1위 엘지카드 인수로 점유율을 22.6%로 높여 ‘중원의 패자’가 된 신한금융그룹은 1위 굳히기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시장점유율 16.6%로 2위인 국민은행은 가수 비와 보아를 모델로 내세우며 중원 탈환을 꿈꾸고 있다.

금감원 불안한 시선에 “현금서비스 적다” 반박


삼성·현대·롯데 등 대기업 카드사들은, 그동안 방어적이던 은행들이 대공세에 나서자 당혹감 속에서 결전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여행·레저·결혼·생일 등 일상생활을 겨냥한 ‘고객 맞춤형 생활금융 서비스’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계열사인 자동차와 백화점·놀이공원을 묶은 서비스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움직임을 보는 금융감독원의 시선은 불안하다. 2003년 ‘카드 대란’ 당시 ‘감독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질책을 무수히 받았던 뼈아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김준현 금감원 여전감독실장은 “카드사의 새 상품은 대개 다른 카드사 회원을 빼앗아 오기 위해 출시되는데, 이 경우 더 많은 서비스를 담을 수밖에 없다”며 “결국 다른 카드사도 더 많은 서비스를 갖춘 카드를 내놓게 돼 과거처럼 카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주장은 다르다. 카드 대란은 기본적으로 현금 서비스의 과도한 증가 탓에 일어났지만, 지금은 현금 서비스 비중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2000년 말 65%에 이르던 현금서비스 비중이 지난해 9월에는 35%로 줄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카드사들 경쟁이 치열해지면 결국 다시 과거처럼 현금 서비스 경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고객 서비스 경쟁’을 강조하는 카드사와 ‘과당 경쟁’을 우려하는 금감원의 신경전이 갈수록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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