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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 쌀은 압박용?

등록 2007-03-22 19:33수정 2007-03-22 22:25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오른쪽)이 1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를 찾은 척 램버트 미국 농업부 차관보와 면담하기에 앞서 한국 쪽 배석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오른쪽)이 1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를 찾은 척 램버트 미국 농업부 차관보와 면담하기에 앞서 한국 쪽 배석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다음주 의제로” 전격 통보
쇠고기 개방·무역구제 포기
수입쿼터 확대 요구할수도
쌀 시장 개방 문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막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8차례 협상 과정에서 단 한번도 쌀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22일 농업부문 고위급 협상 마지막날에 “다음주 통상장관 회담에서 쌀 문제를 의제로 내놓겠다”고 전격 통보했다.

다른 분야 양보 얻어내려는 협상 전략?=농업부문 고위급 협상 우리쪽 수석대표인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은 미국이 쌀 문제를 꺼낸 의도를 묻자 “쌀을 언급하면 협상을 깬다는 게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다. 미국의 의도는 미국에 물어보라”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하지만 미국이 쌀 문제를 불쑥 꺼낸 것은 쌀을 지렛대 삼아 다른 데서 양보를 얻어내려는 ‘협상 카드’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이달 30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당에, 지금껏 한번도 협상 테이블에서 거론되지 않았고 관세율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쌀 개방안을 논의해서 결론을 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송기호 통상전문 변호사는 “미국이 쌀 문제로 한국을 압박해 쇠고기 시장을 열게 하거나, 무역구제 관련 요구를 포기하게 하는 쪽으로 활용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도하협상에 따라 자국에 배정된 수입 쿼터 등을 늘리는 방식으로 개방폭을 넓히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미국 통상전문지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는 최근 미국 곡물업자들이 협상단에 한국의 수입 쿼터를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2009년부터는 국내 수입쌀 가운데 30% 이상을 밥상용으로 유통시키기로 돼 있는데, 이 물량도 좀 더 늘리는 쪽으로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민동석 통상정책관도 “미국 업계가 협상단에 쌀 문제 언급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요구도 논란이 있다. 송 변호사는 “미국에만 쿼터를 늘려주는 것은 쿼터 배정 때 차별대우하는 것을 금지한 가트(관세무역 일반협정) 13조와 24조를 어기는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 에프티에이 협상을 할 때도 계속 쿼터를 늘려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림부 쪽은 “자유무역협정이 체결 상대국한테 특혜관세를 부여하는 것처럼 쿼터 부여 등도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쇠고기 위생검역 양보 없다”=미국산 쇠고기 위생검역 문제도 막판까지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이번 고위급 회의에서 “5월 말 국제수역사무국 총회에서 광우병 통제국 등급을 받을 것이므로 한국이 언제까지 독자적인 광우병 위험평가를 완료해서 뼈 있는 쇠고기 수입을 재개할 것인지 3월 말까지 문서로 작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는 농림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다. 우선 논리적으로 볼 때 등급 판정을 전제로 개방 일정을 미리 약속해 준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게다가 미국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지난 1년간 줄기차게 밝혀온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은 한-미 에프티에이 의제가 아니다”라는 원칙을 스스로 어기고, ‘위생검역 주권’을 포기하는 꼴이 된다. 민동석 통상정책관은 “검역문제는 의제가 아닌 만큼 다음주 통상장관 회담에서 검역문제가 해결 안 된다고 해도 협상을 결렬시키는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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