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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벤처중기 ‘싹’ 자르는 대기업위주 구조 원인”

등록 2007-03-25 19:14수정 2007-03-25 20:01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의사회의장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의사회의장
[한국경제위기론] ①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의장
“최근에는 국내에서 엔에이치엔, 다음, 휴맥스 등과 같은 ‘싹’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5년 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지요. 저는 이게 한국경제 위기의 본질이라고 느낍니다.”

지난 23일 여의도에서 만난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은 최근 논란이 되는 ‘한국경제 위기론’에 대해 “위기가 있다면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빚어진 것이 아니라 대기업 위주 산업구조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싹이 점차 사라지는 것은 대기업이 하청업체에 ‘적정이익’만 나도록 납품단가를 두고 압박하는 대-중소기업 거래 관행이 부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안 의장은 “정치권의 주선으로 대-중소기업 대표들이 모여 상생을 외쳐왔지만, 지금도 대기업에서는 단기적 이익창출에만 급급한 지표를 기준으로 부서별 경영평가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간 관리자들이 중소기업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안 의장은 “소프트웨어 산업만 보면 벤처·중기들은 대기업마다 시스템을 관리하는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넘어야할 벽이 또 하나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문제의식은 대-중기업간 기존 거래관행이 경쟁력 있는 벤처 중기업의 성장을 막고 오히려 퇴출시키고 있고, 그 결과로 최종적으로는 대기업이 국외 아웃소싱을 할 수밖에 없게 된 현실과 맥이 닿는다. 안 의장은 “사상 최대의 수출 성과를 달성해도 그 과실들은 일본 중소기업들이 먹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가 환율방어를 해주거나 특별소비세 인하로 기업들을 지원해도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안 의장은 현재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의 기업모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주주이익 극대화를 추구할 것인지, 장기적인 지속가능 모델을 채택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으로 합의하고, 기업내부에서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 위주인 국가경제 포트폴리오에서 글로벌 경쟁의 위기가 예견되는데다, 내부적으로 고용창출도 못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결단 없이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채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장은 한국경제 살리기를 위한 근본적인 해법으로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가 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이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자는 말은 아니다”라며 “위험을 감수하고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탄탄한 중소기업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첨단 신기술에 목매달기 보다는 오히려 동네 구멍가게를 하더라도 건실하게 중산층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사람들을 길러내는 것이 중요한 때라는 것이다.

안 의장은 대기업이 되어가고 있는 포털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빠트리지 않았다. 그는 “엔에이치엔, 다음같은 기업들이 대기업 규모로 커가면서 벤처·중기업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과도기에 있다”며 “지금의 포털들이 대기업의 거래관행을 닮아가면서 자라나는 후배기업들에게는 싹을 짓밟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의장은 “몸은 커졌는데 어린아이 시절만 생각하면 안된다”며 “지금껏 없었던 상생의 새로운 모델 정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사진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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