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부총리(왼쪽)과 조원동 재경부 경제정책국장
잦은 1급 자리이동에 “특정인 지나친 배려”
지난 23일 마무리된 재정경제부의 1급 인사와 관련해 권오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의 인사 스타일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재경부는 지난 14일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권태균)·금융정보분석원장(이철환)·국세심판원장(이희수) 등 3명의 인사를 한 데 이어, 23일에는 조원동 경제정책국장(행시 23회)을 차관보로 승진시키고, 임영록 차관보(행시 20회)를 정책홍보관리실장으로 전보시켰다. 하마평이 나돌기 시작한 지 2개월만이다.
이번 인사를 두고 핵심 간부인 1급들의 자리 이동이 너무 잦은데다 특정인에 대한 권 부총리의 배려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임영록 실장과 권태균 단장은 임명된 지 5개월도 안 돼 또 자리를 옮긴 것이다.
이번 인사의 백미는 조 차관보의 발탁이다. 이는 조 차관보에 대한 권 부총리의 신임에서 비롯됐다는 얘기가 많다. 영국 옥스포드대 경제학 석·박사 출신인 조 차관보는 각종 통계에 기반한 논리력을 갖추고 있어 정책 수립과 다른 부처 설득 등에서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 차관보는 옛 재정경제원 대외경제총괄과,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 재경부 경제정책국 등에서 권 부총리를 상사로 모셨다. 두 사람은 1995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에 근무할 때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 정책’을 입안하는 실무 주역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당시 박세일 정책기획수석(현 서울대 교수)은 직접 면접을 해서 수석실 직원들을 뽑았으나, 조 차관보(당시 행정관)만큼은 권 부총리(당시 제2 정책비서관)의 강력한 추천으로 면접 없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자칫 다른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조직은 한두 사람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 만큼, 인사권자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모든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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