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상장사 2006년 실적
전자·자동차 등 순이익 줄어…내수기업은 선방
10대 그룹선 엘지·현대차 등 이익 감소 두드러져
10대 그룹선 엘지·현대차 등 이익 감소 두드러져
지난해 상장기업의 매출은 늘었으나, 유가와 환율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수익성은 나빠졌다. 특히 원-달러 환율 하락의 여파로 수출 기업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내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았다.
3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의 집계를 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98개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005년보다 6.7% 늘어난 671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44조4천억원으로 9.6%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업종인 전기·전자와 운수장비는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각각 11.9%와 17.4% 감소했다. 또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된 철강과 화학 업종도 순이익이 각각 17.8%와 13.5% 줄었다. 이밖에 기계(-26.2%)와 섬유·의복(-31.6%), 운수·창고(-38.6%) 등도 업황 부진의 여파로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유통(21.1%) 음식료품(34.9%) 의약품(22.0%) 건설(6.8%) 등 내수 업종은 국내 소비 회복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원자재 수입품 가격 인하 효과 덕분에 순이익이 늘어났다. 또 금융업도 주택 담보대출 증가와 투자신탁 상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과 경상이익이 각각 11.4%와 4.6% 늘었다. 금융업 전체의 순이익은 7.7% 감소했지만, 법인세 증가와 충당금 설정 등으로 순이익이 9천억원 감소한 외환은행을 제외하면 8.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6%로 2005년의 7.8%에 견줘 1.2%포인트 낮아졌다. 또 2004년의 9.7%에 비해서는 3.1%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2004년과 2005년에는 1천원어치를 팔아 각각 97원과 78원을 남긴 반면, 지난해엔 66원밖에 못 번 셈이다.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327조188억원으로 2005년 대비 5.9% 늘어났으나, 순이익은 20조2497억원으로 12.0% 감소했다. 10대 그룹 중에도 특히 엘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이익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엘지그룹은 엘지필립스엘시디의 대규모 손실과 엘지전자의 디스플레이 부문 순이익 감소 탓에, 지난해 순이익이 1737억원으로 91.1%나 줄었다. 현대차그룹도 원-달러 환율 하락과 노사 문제 등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이익이 대폭 감소하면서, 그룹 전체 순이익이 2005년보다 42.4% 줄어든 2조8875억원에 그쳤다.
두산그룹과 에스케이그룹도 순이익이 각각 20.0%와 14.4% 감소했다. 이에 반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순이익이 대폭 늘어난 현대중공업그룹은 순이익이 9491억원으로 2005년보다 204.6% 급증했다. 지에스그룹과 한진그룹도 순이익이 각각 37.9%와 21.7% 증가했다. 삼성그룹도 순이익이 7.4% 늘어났다. 삼성전자가 소폭(3.7%)이나마 이익 증가세를 이어간데다, 삼성에스디아이와 삼성정밀의 부진을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등이 메워준 덕분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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