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경제 실리 따져 “협상재개” 여론
중, 미·일 견제위해 전략 차원 접근
중, 미·일 견제위해 전략 차원 접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이웃 나라인 일본과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본은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은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측면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한국과 에프티에이 재개하자’=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한-일 에프티에이 협상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 사설에서 “한국 농민들의 반미 데모 태풍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 이뤄진 한-미 합의는 일-한 두 나라도 진지하게 나가면 벽을 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도 ‘자, 이제는 일본 차례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대미 협상을 마무리하고 ‘다음은 일본과’라는 의욕이 한국 쪽에서 생길 것이다”라며 “협상 재개의 다시없는 기회”라고 한국과의 협정 체결을 적극 주문했다.
한-일 정부는 2003년 12월부터 2004년 11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에프티에이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일본의 농업분야 개방과 한국의 공산품 관세 철폐 문제가 걸림돌이 된데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까지 겹쳐 협상이 중단됐다.
아베 신조 총리는 3일 기자회견에서 한-일 협상 재개에 대해 “서로가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미-일 에프티에이 체결 가능성에 대해 “일-미 양국의 경제 규모를 염두에 두면서 (협정을) 장래의 과제로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과의 협상에는 적극적인 반면, 미국과의 협상에는 신중한 태도다. 일본 외무성도 “한-미 협상 체결이 한국 경제 발전을 가져와 동북아시아의 발전을 가져오기를 기대한다”며 한-일 협상 재개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중국, 동북아 전략구도에 주목=중국은 동북아에 끼칠 전략적 효과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대체로 한-미 에프티에이를 중국의 정치경제적 부상을 견제하려는 두 나라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받아들였다. 이번 타결이 한-미 동맹을 강화해 동북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킬 것이라고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시각은 중국 전문가들이 이번 협상의 경제적 승자와 패자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데서도 읽을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이 득실을 주고받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추이즈잉 상하이 퉁지대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이번 타결이 한국의 미국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이번 협상의 결과로 쇠고기 등 농산품 수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전략적 차원에서 한국과 에프티에이를 맺으려 하고 있다.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일본의 도전을 봉쇄하려는 속셈이 깔려 있다. 이번 타결로 중국 쪽이 한-중 에프티에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두 나라는 현재 에프티에이 협상의 전단계인 산·관·학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한-중 에프티에이에 대해선 대체로 중국이 적극적이고, 한국은 신중한 편이다.
한국은 지난달 22일 열린 산·관·학 공동연구 첫 회의에서 상품·서비스·투자·지적재산권·조달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에프티에이를 선호하며, 농수산물 등 민감품목에 대해선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중국은 자국의 자동차·철강·화학·기계 등 민감산업에 끼칠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양국 업계 간 대화채널 구축을 희망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도쿄 베이징/김도형 유강문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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