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개발 지분 분포
주총서 펀드쪽 감사선임 부결이후 갈등 촉발
5% 지분확보한 장펀드, 주총 취소 소송 불사
5% 지분확보한 장펀드, 주총 취소 소송 불사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일명 장하성 펀드)가 동원개발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해 말 장하성 펀드의 네번째 투자처로 선정된 동원개발은 애초 펀드 쪽과 감사 선임에 합의하는 등 협력 관계가 형성되는 듯 했다. 그러나 동원개발 쪽이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펀드 쪽 인사의 주총장 입장을 막고 감사 선임을 부결시키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장하성 펀드의 첫 투자 기업인 태광그룹 이후 대개 회사와 펀드가 지배구조 개선 합의를 통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온 터라, 이번 동원개발과 펀드의 분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하성 펀드의 운용을 맡은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는 4일 동원개발 주식 47만3471주(5.21%) 확보 사실을 공시하고, 보유 목적으로 △임원의 선임 및 해임 △정관 변경 △배당 등 경영 참여를 밝혔다. 펀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해 말 동원개발 보유 지분이 5%를 넘지 않은 상황에서 대주주 및 경영진과 지배구조 개선에 합의했으나, 주총에서 펀드가 추천한 비상근 감사의 선임이 무산됨에 따라 지분을 추가로 취득했다”며 “앞으로는 공개적으로 동원개발 지배구조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시장에 알리고 주주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펀드 쪽은 주총 결의 취소 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다.
펀드와 동원개발이 애초 우호적 관계에서 갑작스레 적대적으로 변모한 것은, 펀드 쪽이 추천한 비상근 감사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는 동원개발 비상근 감사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운영위원인 박응조 회계사를 추천했으나, 회사 대주주인 장호익 전무(장복만 대표이사의 아들)가 주총 이틀 전부터 주주들에게 연락해 위임장을 받으러 다니는 등 박 회계사의 감사 선임을 강하게 반대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원개발 쪽은 “1974년생인 박 회계사가 비상근 감사로 선임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리다”며 “이밖에도 펀드 쪽의 (비상근 감사 선임과 관련된) 일방적인 통보에 수긍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동원개발 역시 펀드 쪽의 비방이나 명예훼손 등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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