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개성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사무실 앞에서 국내외 언론 사상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숙박취재한 <한겨레> 취재팀이 김동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위원장 및 북쪽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에서 두번째부터 이용인 통일팀 기자, 김동근 위원장, 김봉규 사진부 기자. 양끝에 서 있는 이들은 취재기간에 동행한 북쪽 총국 소속 참사들이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제공
북핵 실험에 무산 위기
2·13 합의 뒤 ‘해보자’
2·13 합의 뒤 ‘해보자’
개성공단 ‘숙박 취재’를 위해 <한겨레>가 열 달 이상 동안 공을 들였다. 남쪽 언론에 ‘민감해’하고, 전례가 없는 일을 시작하는 것에 북쪽은 무척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 숙박 취재를 처음 기획한 것은 지난해 5월께였다. 같은 해 7월 본단지 1단계 분양을 앞두고 개성공단 시범단지의 현황과 성과를 좀더 깊게 취재해 알리고 싶었다. 그러나 행사 때 동행하는 일회성 취재로는 개성공단의 속살과 역동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북쪽은 장기 취재 계획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본격적인 협의도 하기 전에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정국에 휩싸이면서 계획도 실종됐다. 지난해 12월, <한겨레>는 다시 ‘숙박 취재’를 시도했다. 북쪽의 핵실험으로 공식적인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개성공단도 문을 닫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때였다. 개성공단은 활로를 잃은 남쪽 중소기업들에게 유일한 탈출구가 되고 있었고, 생산유발 효과 등을 고려하면 남쪽에도 큰 이득을 안겨주는 사업이었다. 개성공단 사업의 중요성과 조속한 분양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다시 ‘6박7일’ 개성공단 취재 계획을 세워 북쪽에 전달했다. 1월에는 북쪽 책임자들을 직접 만나 개성공단이 남북 상생의 협력사업으로 매우 중요하며, 이를 남쪽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장기 취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당시만 해도 북쪽 책임자들은 수긍을 하면서도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만 말했다. 이후 두 달 동안 비공식 통로를 통해 여러 차례 북쪽에 의사 타진을 했지만 딱 부러지는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이런 와중에 3월 초 ‘6박7일’은 너무 길고, ‘3박4일’ 정도로 해보자는 북쪽의 답변이 왔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언론사로서는 최초로 ‘개성공단 숙박 취재’가 성사된 것이다. 그래도 공식적인 초청장 도착이 늦어지는 등 개성공단에 발을 디디기까지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취재 과정에서 남북 양쪽의 개성공단 관계자들은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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