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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북쪽 노동자들이 달라졌어요

등록 2007-04-05 19:01수정 2007-04-06 10:58

파견 석달만에 ‘방긋’…마음 여는 속도 훨씬 빨라져
“개성공단을 가동한 지 2년이 넘으면서 북쪽 노동자들의 표정이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입주업체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남쪽 법인장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2005년 6월 입주한 대화연료펌프 라상진(66) 법인장은 “노동자들이 남쪽 직원을 대하는 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라 법인장이 북쪽 노동자들의 식당에 오는 것을 꺼려했단다. 그러나 이제는 식당에 들러 반찬도 맛보고, 때로는 노동자들이 십시일반으로 주는 밥으로 함께 식사도 하고 대화도 나눌 정도가 됐다. 그는 “벽을 없애는 데 대략 7~8달 정도가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공장에 적응하는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라 법인장은 “최근에 온 노동자들은 3~4개월이면 ‘방긋방긋’ 웃는다”고 말했다.

황우승(46) 신원 법인장도 “길거리에서 낯선 북쪽 노동자를 만나 어느 회사에 근무하는지 물어보면 회사 이름을 얘기해 준다”며 “처음에는 없었던 일”이라고 얘기한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평화제화의 백영호(59) 법인장도 “처음에는 화장실 갈 때도 꼭 손을 잡고 둘이 갔는데 요새는 혼자 간다”며 “남쪽 직원들을 피해 가던 북쪽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앞을 지나가는 것도 달라진 풍경”이라고 밝혔다.

남쪽에서 쓰는 용어를 북쪽 직원들이 사용하고, 북쪽에서 사용하는 말을 남쪽 직원들이 쓰는 교차현상도 생겼다. 예를 들어 남쪽 직원은 화장실을 ‘위생실’이라고 부르고, 북쪽 직원들은 위생실을 ‘화장실’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남북이 서로 배려하면서 일을 하는 셈이다. 북쪽의 ‘일없습니다’(괜찮습니다)도 남쪽 직원들 사이에서는 ‘유행어’가 됐다. 입주업체 직원들은 “가족들한테 전화를 걸면 말투가 이상해졌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

개성/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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