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양육 연금지급 서비스
부모가 숨진 뒤 보험금 1억원을 대신 수령한 삼촌 부부가 8살짜리 조카를 맡아 기르면서 밥 대신 과자만 먹이는 등 학대를 일삼는 장면이 지난 2월 텔레비전 뉴스에 보도돼 국민들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
현행 민법은 부모가 숨진 뒤 자녀가 수익자라도 미성년자이면 보험금을 직접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친권자인 법정 대리인이 보험금을 대신 수령해 잠적하는 등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데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교보생명이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미성년인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보험금을 분할·지급하는 ‘양육 연금지급 서비스’를 이달부터 보험업계 처음으로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특히 자신의 나이에 비해 아직 자녀가 어린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종신·정기·중대질병(CI)보험 가입자가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지정된 자녀의 나이까지 사망 보험금의 50%~100%를 매년 일정하게 쪼개어 양육 연금 형태로 지급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자녀가 만 20살의 성년이 될 때까지 중도 해지할 수 없도록 명문화했다. 친권자인 법정 대리인이 보험금을 한꺼번에 받기 위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장치이다.
교보생명은 “보험금이 본래 목적에 맞게 쓰이게 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라며 “앞으로는 선진국처럼 고객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상품에 접목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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