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최악 실적…‘삼성전자 너마저’

삼성전자 매출액·영업이익 추이

13일 발표…추정치 큰 폭↓
메모리 값 하락 등 악화요인
엘지필립스엘시디도 손실 늘어

엘시디·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가 4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엘지필립스엘시디도 전분기보다 매출액은 줄고 손실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오는 13일 발표된다.

10일 국내외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각각 14조5434억원, 1조3796억원이었다. 키움·굿모닝신한·대우·한국·미래에셋·메리츠·동부·동양·제이피모건·메릴린치 등 10개 증권사가 이달 들어 변경한 삼성전자의 실적 추정치를 종합한 결과다. 6개 증권사는 분기 영업이익을 1조3천억원대로, 나머지 4개 증권사는 1조4천억원대로 전망했다. 최근 3개월간 22개 증권사들이 예상한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에프앤가이드 기준)은 1조5198억원이었므로, 이달 들어 시장 기대치가 크게 낮아진 셈이다.

엘지필립스엘시디 매출액·영업이익 추이

예상이 맞아떨어진다면 2003년 2분기의 영업이익 1조1360억원 이후로 4년만에 가장 나쁜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1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조6140억원과 2조524원이었다.

메모리 값 하락이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디램과 낸드플래시 값은 1분기에 각각 25%, 35%씩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올 2분기 실적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핵심사업인 메모리 사업의 업황 악화 △메모리 생산라인간 공정 이전 부담 △불황 감내력 약화 등을 꼽았다. 이날 메릴린치도 디램과 엘시디 마진 하락을 반영해,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조3120억원으로 낮추면서 “하반기 실적 회복 전망에는 동의하지만 디램가격의 제한적 상승과 휴대전화의 계절적 약세로 2분기에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문한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디램 및 핸드셋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낸드플래시와 엘시디의 실적 개선으로 인해 2분기 전체 영업이익 감소 폭은 전분기 대비 한 자리수에 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엘지필립스엘시디의 올 1분기 매출액(연결재무제표 기준)은 2조7220억원, 영업손실은 2080억원에 이르렀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지난해 동기에 견줘서는 10% 늘어난 것이다. 영업손실은 전분기(1770억원 적자) 보다 늘었고, 지난해 동기(520억원 흑자)에 견줘서는 적자전환했다. 강윤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엘지필립스엘시디는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돼 2분기에는 손실폭이 줄어들고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진철 김회승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