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업은행에서 지점장으로 정년퇴직한 뒤 기업고객관리자로 현장에 돌아온 이완우씨(오른쪽)가 11일 오후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의 한 의약품기기 수출업체를 방문해 경영과 자금문제를 상담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기업은행 50대 20명 뽑아
기업고객 관리자로 활동
풍부한 경험과 지식 무장
‘야전사령관’ 활동 기대
기업고객 관리자로 활동
풍부한 경험과 지식 무장
‘야전사령관’ 활동 기대
‘귀환’.
다시 못 올 것만 같던 현장이었다. 30여년 몸담았던 회사를 정년퇴직할 때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4달만에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말 기업은행에서 정년퇴직한 이완우(56)씨는 11일 아침 몇 개월 만에 양복을 꺼내 입었다. 이씨는 “집을 떠나 새 직장이 된 구로디지털역 지점으로 가기 전, 아내와 대학원생 아들과 깊은 포옹을 했다”고 말했다. 아내는 그에게 “진심으로 축하해요”라고 받아주었다. 마침 이날은 두 부부의 결혼 26주년이었다.
11일 ‘인생의 쓴 맛을 본’ 퇴직 지점장 20명이 다시 야전인 은행 지점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기업은행의 전직 지점장들로, 기업고객관리자(코알엠·Co-RM, Corporate-Relationship Manager)로 불린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40명에 이어 올해 20명의 코알엠을 뽑았다. 이들은 대부분 1950~52년생의 50대 중후반이다. 한창 일할 나이인 사람들이다. 이번에 선발된 코알엠들은 2주 동안의 교육을 마치고 이날 서울과 경기 등 일선 지점에 배치됐다.
이들은 수시로 거래기업을 찾는다. 기업의 일상적 경영 상태를 수시로 상담하고, 경영과 자금문제 등을 컨설팅하게 된다. 성장할 싹이 보이는 기업을 찾아내는 업무도 한다. 계약직인 이들은 월 200만원의 급여를 받게 된다.
코알엠들은 말년까지 열심히 일했던 이들이다. 올해 코알엠에는 40명이 지원했는데, 퇴임 직전 지점장의 영업 평가 위주로 뽑다보니 지원자의 절반은 탈락했다.
기업은행이 회사를 그만둔 뒤 3개월 이상 지난 사람을 코알엠으로 뽑는다. 이유는 실업을 경험해 봤거나 사업실패와 같이 인생의 쓴맛을 본 사람들이 업무성과도 높기 때문이다. 코알엠 우성윤(57)씨는 “산에 가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친구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아 막막한 생활을 보냈다”며 퇴직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해 뽑힌 코알엠 가운데 탈락자는 한명도 없다. 기업은 풍부한 야전 경험과 전문지식이 있는 퇴직 직원을 재고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개인은 취업하기 쉽지 않은 나이에 일자리를 가질 수 있어 기업과 개인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고령화 시대의 일자리 재창출이라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견줘 퇴직하는 나이가 4년 정도 이르다. 정부가 올 2월 내놓은 ‘비전 2030 인적자원 활용 2+5전략’을 보면, 2005년 현재 우리나라 평균퇴직 연령은 56.8살로 유럽연합(EU) 15개국 평균 60.8살 보다 빠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지난해 뽑힌 코알엠 가운데 탈락자는 한명도 없다. 기업은 풍부한 야전 경험과 전문지식이 있는 퇴직 직원을 재고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개인은 취업하기 쉽지 않은 나이에 일자리를 가질 수 있어 기업과 개인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고령화 시대의 일자리 재창출이라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견줘 퇴직하는 나이가 4년 정도 이르다. 정부가 올 2월 내놓은 ‘비전 2030 인적자원 활용 2+5전략’을 보면, 2005년 현재 우리나라 평균퇴직 연령은 56.8살로 유럽연합(EU) 15개국 평균 60.8살 보다 빠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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