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
“3억달러 빛 올해 안 다 갚겠다”
본사 인수한 윤윤수 휠라 코리아 회장의 성공 비결
“진실을 욕되게 하지 마라. 성실성과 인내심을 가져라. 그리고 운이 있어야 한다.”
전세계 휠라 브랜드의 주인이 된 휠라코리아의 윤윤수(62) 회장이 최근 미국의 한 직원에게 들려준 인생역전 비법이다. 휠라코리아는 휠라 브랜드 관리회사인 ‘글로벌리딩브랜드하우스(GLBH) 홀딩스’를 통해 지난 1월 전세계에 걸쳐 있는 휠라 자회사 지분과 상표권을 인수했다.
윤 회장은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또 다른 ‘글로벌 휠라’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디자인에서는 휠라 브랜드의 탄생지인 이탈리아의 전통성을 더 강화하고 마케팅에서는 우선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둬 전체 시장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겠다”며 “이를 위해 앞으로 1년 가운데 절반 이상을 미국에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휠라 현지법인의 월급쟁이 사장에서 글로벌 휠라의 최고경영자로 우뚝 서게 된 힘을 ‘신뢰’에서 찾았다. 그는 실례로 이번 인수과정에서 국내 금융권이 무형자산인 휠라 상표권을 담보로 인정한 점을 들었다. 휠라코리아는 인수금 4억달러(약 3700억원) 가운데 3억달러(약 2800억원)를 금융권으로부터 ‘브릿지론’ 방식으로 조달해 충당했다. 막대한 차입금을 어떻게 갚을 것이냐는 우려에 대해, 윤 회장은 “새로운 라이센싱 전략으로 차입금 전액을 올해 안에 갚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새 라이센싱 전략은, 전세계 휠라 브랜드 사용자들에게 미래에 지급할 로열티의 일정 부분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일시불로 선납하는 대신에 브랜드 사용권을 장기로 해준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현재 유럽, 중동, 아프리카에서 협상이 마무리돼 6월 말 1억8천만~1억9천만달러의 선납금이 들어올 예정”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중국에서 5천~6천만달러, 일본에서 6천만달러 등이 들어오면 내년까지는 전체 차입금을 모두 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스포츠용품 업체 화승의 수출담당 이사 등을 거쳐 1991년부터 휠라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90년대 중반 웬만한 대기업에서도 상상하기 어려운 ‘연봉 18억원짜리 최고경영자’로 대접을 받아 경영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전세계 휠라 매출의 10%를 한국에서 올리는 등 휠라코리아를 승승장구시킨 윤 회장은 2003년 미국 휠라와 함께 휠라 본사 인수를 시도했고, 2005년에는 경영자기업인수(MBO) 방식으로 휠라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윤영미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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