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업종별 고용 증감률 현황
지난해 고용창출 수출대기업 호조, 내수업종 저조
지난해 국내 대기업 가운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일자리를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통이나 식음료 업종의 기업들에선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가 12월 결산 상장기업 517곳의 2006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고용 창출이 가장 두드러졌다. 반도체·엘시디 값 하락에 따라 영업실적이 저조했는데도 연구·개발 인력을 3천명 넘게 뽑아, 1년 사이에 직원 수를 5219명(6.5%) 늘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직원 수는 8만5813명이다. 회사 쪽은 “세계 표준 경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올해도 특히 연구·개발과 특허 부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장 증설과 함께 생산량을 확대한 하이닉스반도체도 인력을 2470명(18.3%) 불렸다. 또 삼성에스디아이는 1395명(14.2%), 엘지필립스엘시디도 1028명(6.6%) 늘었다. 전체적으로 전기전자 업종의 고용은 2005년 19만2015명에서 지난해 20만2373명으로 1만명 이상 늘어났다.
호황세를 이어가고 있는 조선업체들도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수주 물량을 확보한데다 공장을 증설한 덕에 업계에서 가장 많은 1415명(16.5%)을 늘렸다. 현대중공업은 신규 채용 증가와 정년 연장이 보태져 직원 수가 430명(1.7%)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자종차 업종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596명(1.1%)과 260명(0.8%)씩 늘렸다.
반면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음식료와 유통 부문의 기업들은 인력을 많이 줄였다. 제과·술 회사 등 음식료 업종(32개사)은 1175명(4만8409명→4만7234명)이 줄어, 주요 업종 가운데 감소 폭(7.6%)이 가장 컸다. 경기 부진 여파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인 탓으로 보인다. 롯데제과와 크라운제과가 각각 434명, 329명씩 줄였다. 백화점 등이 포함된 유통업종(40개사)도 1150명(3만8185명→3만7035명) 줄어 3.0%의 감소율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명품관과 죽전점 할인매장을 신설한 신세계는 1만2489명으로, 직원 수가 707명 늘어났다.
쌍용자동차(561명, -7.3%), 태광산업(532명, -27.6%), 엘지전자(432명, -1.4%), 케이티(390명, -1.0%) 등도 직원 수가 감소했다.
포스코와 대우자동차판매도 각각 1천명 이상씩 인력이 줄었는데, 분사라는 특수 사정 때문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철도 정비와 열연공장 정비, 원료 하역 부문 등을 따로 떼어내 신설 법인을 만들면서 인력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판매직영 부문을 분사한 대우자판은 2256명에서 1313명으로 인력이 감소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 직원 수가 14만1464명으로 2005년보다 1만587명(8.7%) 늘며 가장 많이 불어났다. 롯데그룹은 1만2337명으로 595명(-4.6%) 줄었고, 한진그룹도 2만1671명으로 732명(-3.3%)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2000년 이후 주요 그룹의 고용 창출 능력을 보면, 거의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그나마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일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기업들이 포진한 전자와 자동차 업종이 몇년 전부터 고용 창출을 주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내수 부문에서는 유통보다 서비스 업종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선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전반적으로 2000년 이후 주요 그룹의 고용 창출 능력을 보면, 거의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그나마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일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기업들이 포진한 전자와 자동차 업종이 몇년 전부터 고용 창출을 주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내수 부문에서는 유통보다 서비스 업종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선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