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가구의 소득 증가율과 빈부격차 추이
1분기 평균소득 6.2%↑…상위층 소득증가 속도 더 빨라
전반적으로 소득과 소비가 늘어나는 등 경기가 회복하고 있으나, 계층 간 분배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저소득층에 견줘 고소득층의 소득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07년 1분기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올해 1분기 중 2명 이상 전국 가구의 한 달 평균 소득은 325만1천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6.2% 늘었다. 도시 근로자가구(2명 이상)만 따졌을 경우, 한 달 평균 소득은 376만4천원으로 증가율(9.3%)이 더 높았다.
또 소비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1분기 중 전국 가구는 한 달 평균 229만8천원을 지출해 지난해 1분기보다 씀씀이를 4.2% 늘렸다. 1분기를 기준으로 할 때, 2004년 이후 3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가구당 소득이 늘어난 것은 주된 소득원인 근로소득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1분기 중 전국 가구의 한 달 평균 근로소득(200만5800원)은 지난해 1분기보다 14만8천원(7.9%) 늘어, 처음으로 200만원대에 들어섰다. 또 전국 가구의 한달 평균 가계수지 흑자 폭도 54만7천원으로, 지난해 1분기(47만8천원)보다 7만원 가량 커졌다.
그러나 상하위 계층 간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다. 전국 상위 20% 계층의 소득을 하위 20% 계층의 소득으로 나눈 값인 소득 5분위 배율이 8.40배로, 지난해 1분기(8.32배)보다 커졌다. 전국 가구의 가계수지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소득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다.
최연옥 통계청 사회복지과장은 “1월 대기업들의 상여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고소득층의 소득이 크게 늘어나면서 저소득층과의 격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중 상위 20% 계층의 소득 증가율은 8.2%로, 하위 20% 계층(7.7%)보다 높았다. 상위 20% 계층은 특히 소득 가운데 근로소득과 재산소득이 각각 11.8%, 42.9% 증가했다.
조성재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치면서 중소 하청업체들과의 연결 고리가 예전보다 약해진 게 분배 구조를 악화시키는 근본 요인 가운데 하나”고 분석했다.
조 위원은 “국가 차원에서 계층 간 지식과 기술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인적 자원 개발에 힘쓰지 않으면,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소득의 상향 평준화를 이루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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