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급속히 쏠려
가계대출 8년만에 최저
가계대출 8년만에 최저
‘15조원 대 2조원’
올해 1분기 은행들이 중소기업 등에 빌려준 산업대출금이 2003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금 증가액은 8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17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07년 1분기 중 예금은행의 산업대출 동향’을 보면, 3월 말 현재 은행의 산업대출금 잔액은 368조4264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견줘 15조2184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2003년 1분기의 16조9855억원 이후 가장 많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자금을 운용할 곳을 찾지 못한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급속히 쏠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3년 1분기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는데, 2002년 신용카드 남발에 따른 후유증으로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하자 은행들은 2003년 들어 산업대출을 크게 증가시켰다.
반면 올해 1분기 가계대출금 증가액은 2조4178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금 증가액 14조6230억원의 6분의1 수준으로 1999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산업대출금 증가액 가운데 운전자금은 10조9644억원이 늘어 전분기(7조4085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시설자금은 4조2541억원이 늘어 전분기(5조2776억원)보다 증가폭은 줄었지만 증가율은 7.2%로 운전자금 증가율을 웃돌았다. 산업대출금 잔액에서 시설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2.6%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1분기 건설업 대출은 3조1180억원(9.6%)이나 늘었다. 김경학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신도시 건설 등 건설투자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대출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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