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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보증없이 대출받을 수 없나요?”

등록 2007-05-31 20:52수정 2007-05-31 21:25

신용보증기금 직원들이 지난 30일 서울 가산동 삼아도어시스템의 생산공장을 방문해 현장실사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신용보증기금 직원들이 지난 30일 서울 가산동 삼아도어시스템의 생산공장을 방문해 현장실사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고충토로에 “회계자료는 투명하게…차입금은 규모에 맞게” 당부
[현장] 신보기금, 중소기업 신용등급 실사 동행취재

담보가 없어 신용 대출을 받으려는 중소기업들은 신용보증기금(코딧) 같은 정부 출연 보증기관으로부터 높은 신용등급을 받으려 한다. 대출 조건이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딧이 보증을 잘못 서면 국민 세금이 날아간다. 보증에 앞서 엄격히 실사를 하는 이유다. 실사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1 버스 안에서
실사전 기업정보 파악 꼼꼼히

#1 버스 안에서
#1 버스 안에서
“지금 찾아가는 삼아도어시스템은 자동문을 만드는 중소기업이죠? 이 업체 재무제표 확인해 봤어요?” 지난 30일 오후 1시50분. 652번 버스 안에서 안승순 코딧 서울디지털지점 팀장이 물었다. 옆자리에 앉은 같은 팀 정오영 과장이 대답했다. “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출액은 36억원, 총자산은 16억원, 납입자본금은 5억원인 업체에요. 또 순이익은…”

“이 회사가 이번에 보증을 3억원으로 증액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신용등급은 어때요?” 안 팀장이 다시 물었다. “2002년 우리한테 보증을 2억원 받았습니다. 하지만 2003년 매출액 등이 안 좋아 신용등급을 나쁘게 받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보증금액도 1억7500만원으로 깎였어요.” 정 과장이 말했다.


#2 가산동 벤처센터
사장 만나 경영상황 질문
#2 가산동 벤처센터
#2 가산동 벤처센터
서울 금천구 가산동 벤처센터 602호 삼아도아시스템 사무실. 문성업 사장과 두 명의 코딧 직원 사이에 질문이 오고 갔다. “회사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습니까?”(안 팀장) “외환위기 때 다니던 직장이 어려워져 그만두고 나와 회사를 차렸습니다.”(문 사장) “직원들 월급은 어느 정도 되죠”(정 과장) “기술직은 000만원, 영업직은 000만원에 성과급 플러스입니다”(문 사장) “매출액이 2004년 19억4700만원에서 2006년 36억2500만원으로 늘어났네요.”(안 팀장) “밤낮으로 일한 덕분이죠…”(문 사장)

1시간 남짓 사무실에서 회사의 경영 방향, 거래처, 기술력 등에 관한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문 사장은 코딧 직원들을 시흥에 있는 회사 공장으로 안내했다.

#3 시화 기계유통단지 공장
공장찾아 ‘성장 가능성’ 살펴

문 사장은 코딧 직원들에게 자신이 개발한 자동문의 특징을 꼼꼼히 설명했다. 또 자기 회사 기술력도 소개했다. 듣고 있던 안 팀장이 “보증 규모를 늘리려는 이유가 뭐에요?”라고 물었다. “자동문은 건설 경기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아야 해요. 그러러면 연구·개발, 신규사업, 영업에 자금이 많이 들어갑니다. 은행들은 보증이 없으면 신용으로는 대출을 안해줍니다. 그래서 보증이 꼭 필요합니다.”

신용등급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안 팀장이 말했다. “신용등급은 재무 비율이 60%, 업종과 성장 가능성과 같은 비재무 비율이 40%로 구성돼요. 어느 한쪽이라도 나쁘면 좋은 신용등급을 받기 힘들죠.”

#4 서울로 돌아오는 길
등급 보증한도 3일뒤 통보

#4 돌아오는 길
#4 돌아오는 길
일행은 문 사장의 SM5 승용차로 서울로 돌아왔다. 차 안에서 그는 중소기업의 애로를 토로했다. “경기가 좋아야 하는데…. 대기업들이 투자를 안 하잖아요. 기업들이 물류 창고를 하나 지으면 대형 도어가 몇 개씩 들어갈 수 있는데…”

안 팀장은 “오늘 조사한 내용을 취합해 꼼꼼히 따져 등급 심사를 하게 됩니다. 최종 심사를 해봐야겠지만 B등급(6등급) 이상은 나올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신용등급과 보증 한도는 3일 뒤쯤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정 과장이 거들었다. “신용등급을 잘 받으려면 회계자료를 투명하게 하고, 금융기관의 대출금을 절대 연체해서는 안됩니다. 또 각종 공과금과 통신요금 등 납부 기간 준수도 소홀히 하지 말고, 차입금 등 타인 자본 의존은 규모에 맞게 운용해야 합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성공한 중소기업 특징? ‘사장 부인이 돈관리’ 눈길

‘잘 나가는’ 중소기업과 ‘잘 못나가는’ 중소기업의 특징은 어떻게 다를까?

신용보증기금(코딧)은 최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담당하는 26개 현업부서 직원 363명을 대상으로 ‘성공하는 기업’과 ‘실패하는 기업’의 특성을 물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30가지를 선정해 소형 책자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성공하는 중소기업의 특징 가운데, 눈길이 끌리는 것은 ‘대표자가 같은 업종 최하위직에서 시작해 성공한 기업’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대표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대표이사의 업무 파악능력과 영업능력이 중요하다는 게 코딧 직원들의 얘기다. 한 코딧 직원은 “보증금을 갚지 못한 CEO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해 본 적이 있는데, 10명 가운데 8명이 군대를 가지 않았다. 군대를 꼭 가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어렵고 힘든 일을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들은 쉽게 포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금관리를 부인이 하는 기업’도 눈에 띈다. 자금관리는 남자보다 여자들이 평균적으로 더 잘하고, 특히 최고경영자의 부인일 경우 훨씬 더 잘한다는 게 코딧 직원들의 지적이다.

반면, 실패하는 중소기업은 최고경영자들이 경영에 집중하지 않고 한눈을 파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코딧 직원들은 이렇게 ‘잘 안되는 중소기업’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기업 근처에 있는 가게에서 “이 회사가 월급을 잘 주는지, 직원들의 이직은 빈번한지” 등등을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정혁준 기자

성공하는 중소기업의 7가지 특징 / 실패하는 중소기업의 7가지 특징
성공하는 중소기업의 7가지 특징 / 실패하는 중소기업의 7가지 특징


대기업 사외이사 3명중 1명은 ‘특별관계’
211개 상장기업 조사

해당기업 출신이거나, 학연이거나. 하여튼 ‘끈끈한’ 관계가 상당수?

31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경제개혁연대가 발표한 대기업 사외이사 실태이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기업의 사외이사 35.44%가 해당기업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거나 지배주주와 학연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은 상호출자제한 대상 기업집단에 소속된 211개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649명이다.

‘직접적 이해관계’란 계열사 임원이었거나 전략적 제휴 및 거래처 또는 채권단·정부출신 인사를 가리키며, ‘학연관계’는 지배주주 및 경영진과 학연이 있는 사람을 포함한다. 같은 고교출신이거나 같은 대학·학과면서 졸업연도가 유사할 때를 학연관계라 판단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는 조사대상 가운데 123명(18.95%)으로, 두산·삼성, 현대차·한화·롯데 등에 많았는데 특히 계열사 임원출신이 70명으로 압도적이었다. 지배주주 등과 학연관계가 있는 사외이사의 수는 107명(16.49%)으로 두산, 삼성·엘지·한진에 많았다.

사외이사들을 직업별로 보면 기업인, 교수, 관료, 법조계 출신 순서였다. 특히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가 많은 그룹은 두산, 현대차, 삼성, 에스케이 등인데, 지배주주가 민형사 소송을 거쳤거나 현재 진행중인 재벌들이다. 대기업들은 또 판검사 출신(67.7%)을 변호사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료출신은 삼성, 씨제이, 동부, 신세계 등에 많았다.

경제개혁연대는 “투명성 제고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내세우며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독립적이지 못한 사외이사들이 상당수 선임되고 있어 견제 및 감시기능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사외이사 자격요건 강화 △지배주주 및 경영진과의 관련성에 대한 공시 강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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