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손해보험사들 5년간 보험료 ‘짬짜미’

등록 2007-06-14 19:43

손해보험사 과징금 부과 내역
손해보험사 과징금 부과 내역
공정위, 10개 업체에 과징금 508억원 부과
‘보험료 자유화’ 뒤 매년 ‘가격인하 막기’ 공조
삼성화재, 동부화재, 엘아이지 등 국내 손해보험회사 전체가 지난 5년 동안 보험료율을 짬짜미(담합)해온 사실이 적발됐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10개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508억원이라는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손보시장의 93%를 점유하는 이들의 짬짜미 탓에 가입자들은 더 내려갈 수 있었던 보험료를 비싸게 문 셈이 됐다.

업체별 과징금을 보면, 삼성화재가 119억원로 가장 많고 이어 동부화재 109억원, 엘아이지 83억원, 현대해상 74억원 등의 차례다. 공정위는 다만 자진신고를 한 업체들이 있어 실제론 이보다 적다고 밝혔다.

국내 손보사들의 짬짜미는 2000년과 2002년 단계별로 시행된 보험료 자유화 조처가 발단이 됐다. 수십년 만에 ‘자유’가 주어졌지만 이들은 가격인하 경쟁으로 초래될 수익감소를 우려했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해마다 2~3월께 각사의 실무자들 회의에서 일반 손해보험 8가지 주력상품의 요율과 할인할증률 폭 등을 협의했다. 8가지 상품은 일반화재·공장화재·근로자재해보상·조립·적하·건설공사·배상책임·동산종합으로 대부분 법인이 고객이다. 8가지 보험상품의 연간 시장규모는 1조265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공정위는 추산했다.

경쟁을 통한 보험료 인하를 막으려고 손보사들은 ‘치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예컨데 실적이 좋은 회사로만 고객이 몰려 작은 회사들끼리 덤핑경쟁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모든 업체가 8가지 종목의 부가보험료율을 3:2:3 비율로 하게 했다. 사별로 실적이 좋은 3개 상품은 타사보다 유리한 보험료를 적용하고, 2개는 불리한 보험료를, 3개는 기존 그대로 적용하는 식이다.

보험료율이 비슷한 데 따른 의혹의 눈길을 차단하려고 각사의 부가율 차이를 2~4% 안에서 유지하는 범위에서 2~4단계로 차등화했다. 대신 할인율 적용 때 부가율 차이를 상쇄하도록 했다. 이러면 각사마다 요금체계가 조금씩 달라 보이지만 실제 총액으로 보험료는 거의 차이가 없어진다. 김병배 공정위 부위원장은 “자유화 이후 보험료 수준이 소폭 내리기는 했지만 짬짜미로 더 내려갈 소지를 막았다는 점에서 소비자 이익을 침해한 것”이라 말했다.

손보사들은 공정위 조사가 본격화되자 ‘자진신고자’가 없도록 다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진신고는 절대 안된다’ ‘자진신고 회사를 확인해 업계 공동대응에서 제외’ 등의 기록이 발견된 것이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