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열사 CEO세미나서 주문
소버린자산운용과 벌인 주주총회 대결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이 요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부쩍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에스케이그룹은 최 회장 주재로 지난 25~26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에서 계열사 사장들과 주요 임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경영자(CEO)세미나를 열어, △비상장 계열사까지 사외이사제 도입 △각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윤리경영 실현 △일자리 창출형 소외계층 지원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 강화 등을 올해 그룹의 핵심 과제로 정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각 사별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지배구조개선의 모범을 보이자”며, 이어 “기업경영의 의미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행복하게 하는 활동의 연속인 만큼 사회 소외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지배구조개선 노력을 강화하되, 그 목표는 ‘이해관계자의 행복’에 둬야 한다는 얘기이다. 보통 재벌기업들이 지배구조개선 명분을 주주이익과 기업가치 극대화에 두는 것과는 사뭇 다른 관점이다. 에스케이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경영의 최우선 목표가 이윤 극대화였는데, 요즘에는 주주와 임직원, 협력업체, 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극대화로 임직원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말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도 “우리가 실적 목표를 달성하는 동안 우리 스스로가 고통받고 또한 우리가 하는 사업으로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는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다”며 “결과 못지 않게 과정이 중요하며 우리 스스로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에스케이 경영의 목표”라고 말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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