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입사원 하계 수련회 동영상의 한 장면.
삼성 신입사원 수련회 인터넷 동영상 접속 폭발
삼성그룹의 신입사원 수련회 모습이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 화제다.
이 동영상은 지난해 6월 삼성전자의 신입사원 하계 수련회 가운데 정보통신 총괄팀의 매스 게임 장면을 담고 있는데 20일 현재 조회 수가 36만여건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화제가 된 까닭은 매스 게임의 수준이 ‘전문가급’이기 때문이다.
수 백명 이상이 참여한 카드섹션은 일사분란하다. 축구 선수가 공을 차는 장면과 여성 무용수가 캉캉춤을 추는 장면을 카드섹션으로 표현했다. 카드로 만든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장면도 만들어 낸다. 행사의 마지막 부분에는 카드가 아닌 모형 용이 등장해 거북선으로 변하면서 농악대가 등장해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끈다. 국가적 행사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의 ‘퍼포먼스’다. 이들은 ‘정보통신’의 글자를 카드로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믿을 신(信)’을 ‘귀신 신(神)’으로 바꾸기까지 한다. 앞에서 안무를 주도하는 응원단 복장의 사람들도 모두 삼성 직원이다.
직접 수련회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 직원들은 “별 불만은 없다”는 분위기다. 즐거웠던 기억을 회상하는 경우도 많다. 2003년 수련회에 참석한 삼성그룹의 한 계열사 직원은 “전문 안무가를 고용해 계열사별로 나뉘어 매스 게임을 연습한다”며 “일반 사원들은 보름 정도 합숙을 하고 행사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TF팀은 2~3달 정도 합숙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1등을 한다고 해서 보너스 같은 인센티브는 없지만 사장단이 다 모이는 자리라서 그런지 모두 경쟁적으로 열심히 한다”고 덧붙였다. 2004년 입사한 또 다른 사원은 “나도 용을 주제로 한 매스 게임을 했는데, 머리 나쁘면 쫓아하기 힘들다. 신입사원 전체를 3~4개 팀으로 나눠 응원 대결도 하는데, 삼성전자가 주도한다”고 말했다.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tk8398는 “빌게이츠가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매스 게임을 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일이 있는가”라고 꼬집은 반면, jks5521는 “저 정도 하니 세계적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그룹은 이 영상물이 외부에 유출된 데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의 한 간부는 “21년째 해마다 해오는 행사다. 교육을 받은 사원들 대부분이 공동체 의식을 느끼고 자랑스러워 한다. 외부 시각으로 이상하게 재단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군사문화를 느끼게 한다’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어느 대기업이나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일체감을 고취하기 위해 집체성 교육을 한다”고 말했다. 이정국 김회승 기자 jglee@hani.co.kr 동영상은 인터넷한겨레(www.hani.co.kr)
삼성 신입사원 하계 수련회 동영상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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