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에 기회 제공" 對 "자동차 한국에 일방적...재협상해야"
ITC, 미의회 비준 토론 보고서 9월말까지 제출
ITC, 미의회 비준 토론 보고서 9월말까지 제출
한미 양국이 21일부터 서울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을 시작하는 가운데 미 정부산하 독립기관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0일 관련 업계 대표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FTA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FTA 발효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보험.영화 및 양돈업계와 한미재계회의, 한미FTA재계연대, 주한미상공회의소 등 단체들은 한미 FTA를 적극 지지하고 나선 반면, 자동차 및 쇠고기업계, 환경 및 노동단체들은 현재 타결된 FTA는 득보다 실이 많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보완을 주장, 격론이 벌어졌다.
특히 샌더 레빈 미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 위원장은 한미간 자동차 무역이 일방적으로 한국에 유리하게 이뤄지고 있고 FTA가 이 같은 일방주의 무역구조를 고착시킬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재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레빈 위원장은 "한국은 강력하면서도 매우 효과적인 수단인 관세와 더불어 터무니 없이 높고 차별적인 세금 그리고 수입을 막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규제를 함께 사용해 모든 수입자동차에 대해 경제적인 철의 장막을 쳐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포드자동차의 스티븐 E. 비건 부사장은 한미 FTA로 미국보다는 한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관세 등에서 더 많은 혜택을 본다면서 합의 내용이 보완돼야 한다며 의회에 FTA를 이대로 통과시켜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비건 부사장은 "수입차의 한국 시장접근이 가격과 질, 소비자의 선호도가 아니라 수입차의 진입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만든 계속 변하는 비관세 장벽들 때문에 가로 막혀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의 자동차 안전과 환경 기준이 종종 투명하지도 않고 국제기준과도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소목축업자협회의 제이 H.트루이트 부사장도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을 광우병위험통제국으로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며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요구했다.
반면 한미재계회의의 로버트 C.라이스 부사장은 "한미 FTA는 미국의 제조업자와 투자가들에게 실질적이고 새로운 보호책과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열렬히 지지한다"면서 "한미 FTA는 양국의 수입 및 교역장벽을 제거하거나 감소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FTA를 지지하는 미국내 400개 업체로 구성된 `한미 FTA 재계연대'의 로라 레인 수석 부사장은 "2001년 ITC 연구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미국의 대한(對韓)수출은 54% 증가하고,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21%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연구에선 미국의 수출이 49%, 수입이 3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미 FTA를 지지했다.
`서비스산업연대'의 존 고이어 부사장은 "한미 FT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 어떤 무역협정보다도 상업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면서 "한미 FTA는 예외품목을 최소화함으로써 서비스 분야의 포괄적인 무역자유화를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연대의 그레그 프레이지어 부사장도 "한미 FTA는 디지털시대의 지적재산에 대해 공고한 보호를 제공하고, 특허권 침해단속을 강화하며, 미국 업게들의 재화와 용역에 대한 한국시장접근을 보호하고 있다"고 한미 FTA 지지 입장을 밝혔다.
`미 생명보험회의(ACLI)'의 브래드 스미스 국제관계 담당 부사장도 "한미 FTA는 미 보험업자들에게 세계최대 생명보험 시장 중 하나인 한국시장에 대한 접근을 크게 개선시킴으로써 미국 경제성장 증진을 도울 것"이라고 증언했고, `정보산업회의(ITI)'의 렛 도슨 CEO도 "한미 FTA는 미국의 수출업자와 투자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적재산권 및 경쟁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미 FTA의 조속한 의회 비준동의를 촉구했다.
한국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나선 이태식 주미대사는 "미국 정부는 한미 FTA가 제자리를 잡으면 170억~400억달러의 이득을 얻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한미 FTA의 수혜자중의 하나는 더 많은 물건들을 값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양국의 소비자"라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또 "한미 FTA를 통해 경제동맹이 강화됨으로써 전통적으로 안보에 기반한 양국 동맹도 공고히 하는 등 양자관계를 전반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면서 양국 의회가 한미 FTA를 비준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 대사는 이날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불만과 이를 적극 대변하고 있는 샌더 레빈 미 세입위원회 무역소위 위원장을 의식, 자동차 관련 FTA 합의 부분에 증언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며 자동차 분야 한미 FTA도 `윈-윈 협상'임을 역설했다.
한편, ITC는 이날 청문회 및 서명 등으로 업계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할 예정이며 오는 30일 한미 양국이 FTA에 정식 서명하면 90일 이내인 오는 9월말 이전에 의회와 대통령에게 한미 FTA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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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김병수 특파원 jaehong@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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