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사 대구 사옥
주택공사 대구 사옥, 지붕틀에 내부 기둥 거는 방식으로
대구시에 기둥에 매단 형식의 건물이 들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6월25일 구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아 입주를 시작한 대구 달서구 도원동 대한주택공사 사옥은 ‘매단’(행어) 구조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지어졌다. 매단 구조란 중심 기둥이나 지붕을 만든 뒤 건축물을 여기에 매다는 형식으로 짓는 것이다. 매단 구조는 현수교(남해대교)나 사장교(올림픽대교) 같은 다리 건설에서는 많이 쓰이나 건물에 쓰이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지상 구조물이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힘을 받는 것과 달리, 매단 구조의 건물은 아래서 기둥 방향으로 거꾸로 힘을 받는 것이 특징이다.
대구주공 사옥은 지상 13층 높이까지 중앙 기둥을 골조로 세운 뒤 최상단의 지붕틀(트러스)에 건물 내부 기둥들을 걸어놓는 방식으로 지어졌다. 어른의 양팔에 애들이 매달린 것과 같은 이치로 보면 된다. 외형상 6~13층 사이의 건물은 육중하고 4~5층 사이 중앙 기둥이 드러난 곳은 가늘어서 안정감이 적어 보인다. 그러나 무게가 집중되는 지붕틀을 무려 600t에 이르는 철골 구조로 만들어 안전성을 높였다. 이런 독특한 구조로 인해 전체 공사비는 같은 규모의 보통 건물보다 30% 정도 더 들었다.
지상 4~5층을 비워 중앙 기둥이 드러나게 한 것은 이 건물의 독특한 구조를 보여주는 동시에, 산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길을 막지 않고, 산 쪽 아파트의 조망권을 배려한 것이다. 지상 3층까지는 보통 건축물과 같은 구조로 된 ‘ㄴ’자 건물을 지어 직원복지시설과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문화공간으로 쓴다. 이 건물은 이달 중 준공될 예정이다.
건축주인 주택공사의 허동준 공보팀장은 “대구주공 사옥을 새로 지으면서 현상 설계경기를 벌여 이런 구조의 설계를 선정했다”며 “대구에 독특한 미관을 지닌 건물을 지음으로써 주공의 창조적·미래적 건축 이미지를 보여주려 했다”고 밝혔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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