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회장-둘째아들 강문석 이사 자사주 매각 놓고 갈등
지난 3월 가까스로 봉합됐던 동아제약의 부자간 경영권 다툼이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과 둘째아들 강문석 이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갈등을 겪어오다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당시 강 이사와 강 이사를 돕던 유충식 전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에 합의하는 것으로 진정된 바 있다.
강 이사와 유 이사는 지난 2일 동아제약 이사회가 외국에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V)에 자사주를 매각하고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로 결의한 데 대해,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및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냈다고 4일 밝혔다. 2일 열렸던 이사회에서는 회사 총 주식의 7.45%인 자사주 74만8440주(약 650억원 규모)를 외국 법인에 매각하고, 이 법인이 8천만달러(약 736억원) 상당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는 안건을 결의했다. 당시 이사회에서 강 이사를 뺀 5명 이사가 찬성표를 던져 이 안건을 가결했다.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유 이사는 서면으로 반대 표시를 했다.
강 이사 쪽은 “조세 회피 지역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여기에 자사주를 매각해 이를 기반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하도록 하고 있다”며 “게다가 이 페이퍼컴퍼니에 대해 동아제약이 채무보증까지 서기로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회사채 발행이나 공모, 주식시장 매각 등 쉬운 방식을 두고 무리한 방법을 쓰는 것은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게 팔아 의결권을 모으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동아제약 지분은 각각 후보지분을 포함해 강 회장 쪽이 6.99%, 강 이사 쪽이 14.79%를 보유하고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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