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형음식점 절반이 안보이게 쓰거나 아예 무시
서울 지역 음식점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쇠고기 원산지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1일부터 연면적 300㎡이상 대형 음식점에서는 쇠고기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됐다.
서울 여자기독교청년회(YWCA) 소비자정보센터는 서울 시내에 위치한 면적 300㎡ 이상 음식점 897곳을 조사한 결과, 43.3%가 쇠고기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거나 부적절하게 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음식점은 182곳이었다. 부적절하게 원산지를 표시한 음식점은 206곳으로, 가령 각각의 메뉴 옆에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 또 대부분 원산지를 표시한 글씨 크기가 너무 작아 식별하기 어려웠다.
서울 여자기독교청년회 정용희 차장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하는 서울 지역 음식점 명단 1352개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 조사를 해보니 표시제 실시 대상 음식점은 897개였다. 원산지 표시제를 제대로 시행하려면 실시 대상 음식점이 어딘지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림부가 도축장에서 정육점까지의 원산지 표시 위반을 단속하고 있으나 음식점은 복지부가 관할하고 있다.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하나의 부처가 단속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원산지 표시 대상 메뉴는 생육 또는 양념육을 조리·판매하는 구이용으로 한정돼, 애초부터 식품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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