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본사 전세계에서 중국산 1800만개 회수
외국의 유명 장난감 회사 제품들에서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는 결함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대규모 리콜 조처가 내려졌다. 이들 회사의 국내 법인들도 리콜에 들어갔는데, 문제가 된 장난감들은 국내에서도 많이 팔리는 제품들이다.
세계 최대 장난감 회사인 마텔은 14일(현지시각) 납 성분이 든 페인트가 칠해진 제품 43만6천개와 자석이 느슨하게 달린 제품 1820만개 등 모두 1863만6천개에 대해 추가 회수에 나섰다.
한국 법인인 마텔코리아도 이날 국내에 들여온 장난감 1만4600여개의 긴급 회수에 나섰다. 국내에서의 리콜 대상 제품은 자석이 느슨하게 붙어 있는 ‘폴리 패션 리무진’, ‘폴리 뷰티 케이스’, ‘폴리 월드’, ‘내 친구 바비와 테이너’와 납 성분이 나온 ‘무비 포토 세트’ 등 5종이다.
문제가 된 제품들은 모두 중국에서 제작된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중국산 장난감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자석을 삼킨 어린이가 장기에 손상을 입거나 숨지면서 마텔이 제품 240만여개를 거둬들인 바 있다. 불과 2주 전, 마텔의 자회사인 피셔프라이스도 제품에 칠해진 페인트에 납이 지나치게 많이 함유된 장난감 150만여개의 회수에 나섰다. 마텔코리아는 “하청을 준 중국 제조업체가 다시 하청을 주는 구조에서 제조업체가 페인트나 자석, 부품 등 비용을 아끼기 위해 본사에 알리지 않고 다른 것으로 바꿔 쓰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기차 장난감 ‘토마스와 친구들’에 쓰인 페인트에서 납 성분이 검출돼 미국 아르시2(RC2)사가 대규모 리콜을 벌였다. 당시 국내 수입업체들도 중국산 10개 모델의 판매를 중단하고 리콜 조처를 취했다.
미국 언론은 중국산 제품에서 잇따라 문제가 발생하자 중국산의 안전성을 문제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5일치 보도에서 중국산 장신구, 보석류에서도 인체에 위험한 수준의 납 성분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장에서 유통되는 장난감 가운데 80% 이상이 중국산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중국산 장난감이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 장난감업계는 국내 장난감 시장의 70~80% 정도를 중국산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음성적으로 유통되는 값싼 중국산 장난감은 단속의 사각시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2005년 14살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 4040건을 분석한 결과, 사고를 일으키는 물품으로는 스포츠·취미·놀이용품이 23.4%(949건)로 가장 많았다. 최월영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안전관리팀장은 “지난 3월24일부터 작동 장난감뿐 아니라 움직이지 않는 비작동 장난감도 지정된 기관에서 안전 검사를 받아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며 “자율안전확인(KPS) 표시가 붙지 않은 제품은 일단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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