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 위기이자 기회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 시장은 동대문시장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주고 있다.
1990년대 말 인터넷 쇼핑·할인점·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망의 등장은 동대문의 주요 거래자인 지방 재래시장 상인들의 몰락을 부채질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에서 의류를 파는 이들이 재래시장 대신 동대문의 주요 구매기반이 되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인터넷에 유입되는 동대문 제품의 상당수가 저가의 외국산이라는 게 문제다. 온라인 쇼핑몰 전문가인 김준원씨는 “동대문 전체 매출 중 약 65%가 인터넷으로 들어가 거래되고 이 가운데 70%는 중국이나 베트남산”이라고 추산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치열한 가격 경쟁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오픈마켓은 저가 출혈경쟁의 온상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3년 전에 비해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외국 공장에서 대량으로 뽑아낸 옷이 여기저기 팔리고 있어 다양성이 되레 줄었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이아무개씨는 “그동안 모든 물가는 올랐지만 옷값만 내려갔다”며 “인터넷에서 (사업자가) 망하는 비율은 신규 창업 비율보다 높다.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대형 업체가 시장을 선점한다”고 말했다.
동대문에서도 온라인 시장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최근 상인들에게 온라인 쇼핑몰을 쉽게 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동대문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감지한 뒤 빨리 상품을 내놓을 수 있어 온라인 쇼핑과 궁합이 맞을 수 있다. 신용남 동타닷컴 대표는 “오픈마켓은 중국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가져오는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어 동대문은 개인 쇼핑몰을 활용해 특성 있는 제품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 운영 업체들의 모임인 동대문디지털협회의 이윤하 회장은 “인터넷을 통해 국외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제품 배송,마케팅, 고객관리 등을 대행해주는 공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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