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 지배구조 개편 내용
인원 줄이고 민간전문가로만 구성…정부 “부처 입김 완전 배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기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금운용위원장을 포함한 모든 위원들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되고 위원 수도 줄어든다.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6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처럼 정부로부터 독립시킬 예정”이라며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실무적 지원도 정부가 아닌 기금운용공사가 한다”고 말했다. 장 장관은 “기금운용위원회는 정부 부처의 입김이 완전히 배제될 수 있도록 구성할 방침”이라며 “구체적 사항은 최종 확정되는 대로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무총리실·재정경제부·보건복지부·기획예산처 등이 함께 마련한 국민연금기금 운용 체계 개편안을 보면, 기금운용위원장은 복지부에서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복지부 장관이 추천한 뒤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현재 정부 대표와 사용자단체·노동자단체·가입자단체·시민단체·전문가 등 위원장을 포함해 21명으로 구성돼 있는 기금운용 위원은 민간 전문가 7~9명으로 크게 줄어든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맡아온 기금 운용 실무는 기금운용본부를 독립시켜 만들어지는 기금운용공사가 담당하게 된다. 기금운용공사에 대한 감독은 금융감독원이 맡는다.
이로써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거의 마무리됐다. 그동안 재경부와 기획처 등 경제부처와 복지부는 국민연금의 지배구조를 놓고 주도권 다툼을 벌여왔다. 현재의 국민연금공단은 복지부의 산하 단체로 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용위원장을 맡고 있다.
“효율성 치중해 안정성 소홀 우려” 지적도
결론은 기금운용위원회를 모든 부처로부터 독립된 상설기구로 만드는 대신, 위원 수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고 민간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쪽으로 내려졌다. 일종의 절충안인 셈이다. 이재영 재경부 복지경제과장은 “다른 국가의 사례나 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정부나 가입자 대표로부터 독립성을 갖춘 전문가들이 기금을 운용할 때 수익률이 더 높다”며 “이런 방식으로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과 지속성을 높이는 것이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은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효율성에만 무게를 두었을 뿐 국민연금이 노후 보장을 위한 장치라는 제도의 본질과 운용의 안정성 측면에 대해서는 깊이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노길상 복지부 국민연금정책관은 “앞으로 기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할 때 국민연금의 애초 목적인 노후 빈곤 해소 등의 사회복지 개념과 연금 기금의 안정화를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nowhere@hani.co.kr
김진철 기자,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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