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의 ‘미다스의 손’의 불리는 구본호(32)씨가 측근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서 더이상 다른 업종에 투자하지 않고, 현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업종에만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구씨는 지난 2005년부터 최근까지 더존비즈온(옛 대동), 소프트포럼, 액티패스, 레드캡투어(옛 미디어솔루션), 엠피씨, 동일철강 등 코스닥 기업들의 지분을 대거 매입했고, 그 때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했다.(<한겨레> 8월30일치 19면)
구씨의 측근은 11일 “구본호씨의 투자 목적은 순수하게 경영 참여와 사업 다각화인데도, 구씨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 개인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이유 없이 폭등하고 여러가지 불필요한 오해들을 낳고 있어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다만 현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업종 내에서는 투자할 만한 기업이 있는지 계속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선 구씨가 시세 차익을 챙길 목적으로 코스닥 기업들에 투자를 하고 있다든가, 또는 엘지그룹의 후광이 주가 폭등의 배경이라는 등 각종 추측들이 무성하다. 구본호씨는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이다. 구씨의 아버지는 고 구자헌 범한물류(현 범한판토스) 회장이며, 할아버지는 고 구정회 엘지그룹 창업 고문이다. 재벌 3세인 셈이다.
또 구씨가 그동안 투자한 기업들이 여행업, 물류업, 정보기술업, 철강업 등 서로 연관된 업종이 아닌데다, 2005년 투자한 대동과 소프트포럼은 현재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차익을 실현한 점도 시세 차익 목적의 투자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구씨의 측근은 “대동은 단순한 투자 목적이었고, 그 이후에 투자한 기업들은 경영 참가가 목적이었다”며 “앞으로 적절한 시점이 되면 구씨가 이들 기업의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선물거래소는 12일부터 동일철강을 ‘투자 위험 종목’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동일철강은 ‘구본호 효과’로 8월13일부터 9월11일까지 18차례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9만7천원에서 145만8400원으로 한달 새 무려 15배나 뛰었다. 투자 위험 종목으로 지정되면 해당 주식을 담보로 다른 주식을 매입할 수 없게 되며, 지정 이후에도 3일 연속 상승하면 하룻동안 매매거래가 중단된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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