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대목은 커녕…’
쇠고기 수입으로 올 최저가 수준
뼈까지 들어오면 더 떨어질수도
뼈까지 들어오면 더 떨어질수도
‘대목’인 한가위를 앞두었는데도, 한우 값이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갈비 등 뼈를 포함한 쇠고기까지 수입이 허용되면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농협의 축산물 가격 정보를 보면, 12일 현재 암소(600㎏)와 암송아지의 전국 산지 평균 가격은 각각 올 초와 견줘 10.3%, 25.8% 하락한 467만8천원, 207만4천원이다. 수송아지 평균 가격도 200만3천원으로 올 초보다 11.5% 떨어졌다. 반면 암소나 송아지와 달리 단기간에 도축해 내다 팔 수 있는 수소(600㎏)는 488만3천원으로 7.3% 올랐다. 암송아지 값이 4분의 1 이상 떨어지고 암소 값이 수소보다 낮아진 것은, 축산농가들이 장기적으로 한우 생산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우 값은 지난 4월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타결되고 같은 달 2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서 본격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암소의 평균 값은 4월 490만원대로 떨어진 뒤 하락세를 이어가, 지난 3일엔 459만8천원으로 올 들어 최저 값을 기록했다. 암송아지도 지난 9일 올 들어 최저 값인 197만4천원까지 내려갔다.
수송아지도 지난 9일 196만6천원으로, 올 들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초 미국산 쇠고기에서 등골뼈(척추)가 발견돼 미국산 쇠고기 검역이 중단되면서 국산 암소와 암송아지 값이 일시적으로 반등하기도 했지만, 24일 검역이 재개되면서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9월 축산 관측’ 보고서에서 “9~11월 한우 암소와 수소, 수송아지 값이 각각 460만~470만원, 465만~475만원, 195만~205만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9~11월은 쇠고기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이지만, 쇠고기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23% 증가하고 한우 도축 두수도 14.5% 늘어나 값이 오르기 힘들 것”이라며 “미국산 갈비 수입 논의가 재개되면 오히려 추가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한우 값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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