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량 추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량이 최근 두 달 사이 수입 재개 초기와 견줘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26일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집계를 보면, 미국산 쇠고기는 3년5개월 만에 수입이 재개된 지난 4월 말 이후 9월19일까지 1만3376t(839건)이 수입됐다. 이 가운데 1만1879t(721건)이 7월16일 이후 수입된 것이다. 7월 이후 미국의 대형 육류업체들인 카길과 스위프트 등이 한국 수출을 시작했고 특히 항공편이 아닌 선박편으로 수출을 하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량이 크게 늘어났다.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대형 유통업체들도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육류수출협회 집계를 보면, 현재 미국산 쇠고기를 파는 유통업체들은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만 따져도 18곳에 이른다. 지난 8월 초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인 등골뼈(척추)가 발견되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같은달 초순 계획했던 ‘공동 판매 개시’는 무산됐지만, 결국 두 달 가까이 지나면서 주요 유통업체들 대부분이 미국산 쇠고기를 취급하게 된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시장 잠식은 곧 개시될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에서 갈비 등 뼈를 포함한 쇠고기 수입이 허용되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이 전면 중단되기 직전인 2003년 한해 동안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20만t으로 올해 수입량의 20배에 이르며, 이 중 60% 정도가 엘에이(LA)갈비 등 뼈를 포함한 부위였기 때문이다.
미국 쪽의 뼈를 포함한 쇠고기 시장 개방 요구에 따라, 우리 정부는 현재 수입위생조건 개정을 위한 수입 위험 평가 8단계 절차 가운데 5단계를 마무리하기 직전에 있다. 정부는 다음달 초 한 차례 더 가축방역협의회을 열어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6단계)에 앞서 예상 쟁점과 대응 방안에 관한 자문을 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인 등골뼈나 뇌, 척수 등의 수입은 계속 제한하되 갈비 등 일반 뼈의 수입은 허용하는 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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