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이 열린 15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김한수 한국 쪽 수석대표(왼쪽)와 가르시아 베르세로 유럽연합 수석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
한-EU FTA 4차협상 시작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이 시작된 15일, 유럽연합 쪽은 핵심쟁점인 자동차 분야 비관세 장벽에 대한 요구수위를 일부 낮춰 제안했다. 그러나 우리 쪽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미국의 자동차 기술표준을 받기로 해 이런 요구 조건도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한수 우리 쪽 수석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첫날 협상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 새로운 제안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협상단 실무관계자는 “유럽연합이 최근까지 유럽경제위원회(ECE)가 채택한 자동차 기술표준 규정 가운데 102가지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번에는 한국의 독자 기준은 그대로 두되, 유럽에서 생산된 차가 한국시장에 수출될 때는 유럽 기술표준을 인정해줄 것을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유럽연합 쪽의 의도를 확인해야 하며, 이 요구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어 현재로선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우리 쪽은 지난 4월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이미 미국 쪽 표준을 수용하기로 결정해 유럽연합 쪽의 완화된 요구안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품 양허(개방)안에 대해 양쪽 협상단은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비교하면서 협의했다. 우리 쪽은 “한-유럽과 한-미의 교역량, 교역구조, 민감성 등이 서로 다르며, 농산품 또한 농업구조의 차이 때문에 한-미 에프티에이가 협상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유럽연합 쪽에 설명했다. 서비스 분야에선 유럽연합은 법률시장 개방을 요구했고, 우리 쪽은 전문직 자격의 상호 인정을 제안했다. 원산지 분야에서는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를 논의했다.
한편, 14일 방한한 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 미국 쪽 수석대표가 이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원웅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을 잇달아 만나 협정 비준동의 절차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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