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든랩사 CEO 필립 로즈데일
린든랩사 CEO 필립 로즈데일
“환전 불법논란 대응법 많다”
“환전 불법논란 대응법 많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더욱 경쟁하는 쪽으로 진화할 것이다. 현실세계의 많은 부분이 가상세계로 대체될 것이다.”
온라인 가상세계 ‘세컨드라이프’를 탄생시킨 미국 린든랩사의 최고경영자(CEO) 필립 로즈데일(38) 대표가 미래 사회를 이렇게 예상했다.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16일부터 열리고 있는 ‘2007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그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세컨드라이프는 게임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하는 세상이다”라고 규정했다. 2003년 선보인 세컨드라이프는 3차원(3D)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서비스로, 특히 가상화폐를 실제화폐로 교환할 수 있고 이용자가 아바타를 활용해 현실과 유사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로즈데일 대표는 린든랩사의 역할과 관련해 “이용자들이 콘텐츠 제작 등 창조 활동을 통해 실제 돈을 벌고 우리는 이를 원할하게 할 수 있도록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세계에서 약 1천만명이 세컨드라이프를 이용하고 있지만, 한국인 이용자는 아직 3만~4만여명 선에 머물고 있다. 로즈데일 대표는 “한글 서비스가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며 “한국의 협력사인 티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한국인들의 이용 환경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함께 행사에 참여한 티엔터테인먼트의 이상민 사장은 “세컨드라이프에서 한국 이용자가 즐길 만한 서비스와 음악과 영화, 캐릭터 등을 추가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게임산업진흥법은 온라인 게임에서 유무형 결과물의 환전 또는 환전 알선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세컨드라이프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논란이 예상된다. 로즈데일 대표는 “환전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문제가 된다.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각 국가 사정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컨드라이프 안 환전소가 아니더라도 가상화폐를 실제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채널은 여러가지가 있다”며 “불법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세컨드라이프는 의사소통을 원할하게 하는 등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도 주었기 때문에 이를 알리고 각국 정부와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즈데일 대표는 고등학교 재학 중에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리는 등 일찍부터 사업수완을 발휘했다. 그는 올해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명이다. 미래 사회가 어떤 모습이 되길 원하냐는 질문에 그는 “규제없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세상”이라며 “그러나 미래는 이용자들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