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차기 행장으로 승인되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은행은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강정원 현 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2004년 11월부터 통합 국민은행 2기를 이끌었던 강 행장은 오는 2010년 11월까지 3년간 새 임기를 수행한다.
강 행장은 이날 주총에서 “통합 2기에 다진 제도적, 재무적 기반을 바탕으로 통합 3기에는 해외진출을 통해 아시아 금융시장의 별이 되겠다”면서 “또한 글로벌 종합금융회사로서의 위치를 다지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4년 강 행장 취임 뒤 국민은행은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 면에서는 성과를 보였다. 강 행장 취임 당시 3.54%였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올 9월 말 현재 0.77%로 낮아졌고, 금융권 최초로 순이익 ‘2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하지만 강 행장은 ‘수성’에는 강했지만 ‘성장’에는 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지주회사 전환이나 증권사 인수 등에서 다른 은행보다 뒤처진데다 외환은행 인수 역시 무산된 탓이다. 이 때문에 리딩뱅크 자리를 위협받게 됐다는 은행 안팎의 비판으로 연임을 위협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강 행장은 앞으로 성장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소비자 금융시장 진출’과 ‘증권사 인수 및 설립’ 등을 추진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강 행장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국외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고,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론스타 간 계약이 무산될 경우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빠져나가는 고객을 붙잡기 위한 영업 전략도 세워야 한다. 행장 선임 과정에서 빚어진 노조와의 갈등을 통합으로 이끄는 것도 강 행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강 행장은 11월 초부터 20여회에 걸쳐 전국의 영업현장을 돌며 임직원 3000여명과 만나는 등 ‘스킨십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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