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5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국제 유가 급등과 잦은 비로 인한 채소 값 상승의 영향이 컸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지난해 10월보다 3.0%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에 들어선 것은 2005년 5월의 3.1% 이후 처음이다. 특히 식료품 등 소비자들의 사용 빈도가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 지수는 지난해 10월과 견줘 3.9%나 올랐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 또한 2005년 12월의 3.9% 이후 최고치다. 생선류·채소류·과실류 등 신선식품 지수의 상승률은 2004년 8월의 22.9% 이후 최고인 11.6%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국제 유가 급등의 여파로 석유류와 공업제품 상승률이 컸다. 석유제품은 지난해 10월보다 7.3% 올랐고, 공업제품은 2.8% 상승했다. 채소 값은 31.5%나 급등했다. 양배추가 62.7%, 토마토가 39.3%로 특히 많이 올랐다. 개인서비스 요금도 3.3% 올랐는데, 보육시설 이용료가 9.0% 상승했다. 집세와 공공서비스 요금은 각각 1.8%와 2.6%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과 내년으로 갈수록 국제 유가 급등과 중국의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는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에 못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3%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국제 유가가 10월 이후 본격적으로 올랐기 때문에 내년 물가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그동안 중국에서 값 싼 제품들이 수입돼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었는데 중국도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어 정책 당국이 물가 상승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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