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5차 협상…한국쪽 대폭 양보 최종안 낼 듯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타결 여부를 가름할 5차 협상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19일부터 열린다. 23일까지 닷새 동안 열리는 협상에서, 우리 쪽 협상단은 상품과 자동차 기술표준 등 핵심 쟁점에서 기존보다 대폭 양보한 사실상의 최종안을 던지며 공세를 펼 계획이다.
한국 협상단 관계자는 18일 “우리 쪽이 최종안에 가까운 안을 냈는데도 유럽연합 쪽이 상품 양허(개방) 수준을 더 요구하거나 개별 상품의 협상을 못 하겠다고 버틴다면, 연내 협상 타결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한수 한국 수석대표는 상품 양허 협상안과 관련해 “우리 쪽 양허 수준을 높이는 대신 유럽연합 쪽에 자동차와 전자 등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부문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방안을 묶어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동차 기술표준에선 “4차 협상 당시 유럽연합의 수정 제안을 우리가 수용하기 힘들어 한-미 에프티에이 수준에 유럽연합 특성을 약간 보완한 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협상단은 민감 농산물의 경우, 현행 관세 유지를 포함한 다양한 예외 조처를 요구할 계획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쌀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곡물·채소·과일류 가운데 핵심 민감 품목은 현행 관세 유지, 계절 관세, 관세 부분 감축 등의 예외적 취급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돼지고기와 낙농품에 대해선, 특별 세이프 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처)나 수입 물량 할당제 등의 적용을 요구할 방침이다.
한국 협상단이 협상 초기부터 강하게 요구해온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 문제도 이번 협상에서 어느 정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 협상단은 개성공단을 역외 가공지역으로 인정할지 여부는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유럽연합 본부 차원의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브뤼셀/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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