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점자컴퓨터·특수마우스로 ‘차별없는 디지털 세상’

등록 2007-11-19 19:27수정 2007-11-19 22:50

따뜻한 유비쿼터스 세상
따뜻한 유비쿼터스 세상
장애인·노인 등 약자도 기기에 접근 쉽게 해 열악한 국내시장 개선해야
따뜻한 유비쿼터스 세상 / 4.보조공학 적용

서울 봉천동에 있는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인 엑스비전테크놀로지는 2003년 컴퓨터 화면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소프트웨어 ‘센스리더’를 내놓았다. 국내에서 출시된 스크린 리더 제품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센스리더는 지금까지 5500여개가 팔렸다.

이 회사를 탄생시킨 4명의 개발자는 모두 시각장애인들이다. 창립 멤버인 김정호 마케팅사업부 이사는 “시각장애인들이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할 수 있었던 시기는 화면에 뜨는 글자를 읽어주는 ‘가라사대’라는 장치가 등장한 1992년부터”라며 “그러나 컴퓨터 운영체제가 도스에서 윈도로 넘어가고 콘텐츠도 텍스트에서 엠피3, 동영상물 등 멀티미디어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읽기 도구가 필요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꼭 필요한 화면읽기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4명이 모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이사는 출장을 가거나 외출을 할 때 점자로 정보를 입력할 수 있고 정보가 다시 점자나 음성으로 출력되는 휴대용 점자컴퓨터를 활용하기도 한다.


힘스코리아에서 개발한 시각장애인용 전자돋보기를 이용해 한 이용자가 책과 신문을 크게 확대해 보고 있다. 힘스코리아 제공
힘스코리아에서 개발한 시각장애인용 전자돋보기를 이용해 한 이용자가 책과 신문을 크게 확대해 보고 있다. 힘스코리아 제공
앞서 99년 대전에서 설립된 보조공학기기 개발 전문기업 힘스코리아는 2002년에 국내 처음으로 점자컴퓨터인 ‘브레일한소네’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브레일한소네’에서는 문서 작성, 인터넷 정보 검색, 엠피3 재생 등이 가능하다. 이 업체에서는 점자컴퓨터 외에도 휴대용 점자 모니터인 ‘싱크브레일’과 책과 신문에 쓰여진 글자를 화면을 통해 확대해서 볼 수 있는 전자돋보기인 ‘센스뷰’ 등도 선보이고 있다. 현재 힘스코리아의 제품들은 전세계 2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보조기기 사용자들과 미사용자들의 실태
보조기기 사용자들과 미사용자들의 실태
장애인과 노인 등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이들이 정보통신기기와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보조공학이 필요하다. 보조공학(assistive technology)이란, 모든 신체적 취약계층의 일상 생활 전반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기능적인 욕구들을 충족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손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특수마우스나 시력이 떨어진 노인을 위한 화면 확대시스템 등이 보조공학기기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스캐너가 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다면 보조공학기기라고 볼 수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정보통신 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하면서 장애인이나 노인의 정보통신 기기 및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는 보조공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보조공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2004년 기존 보조공학법을 개정해 주정부들이 모든 연령의 모든 장애인의 다양한 보조공학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기기와 서비스를 제공케 하고 있다. 또 미국 연방 교육부 산하 국립장애및재활연구소가 주관해 재활서비스 기관, 보조공학 업체에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보조공학법에 따라 교육부에 지원된 예산은 2611만1250달러(약 240억원)에 이른다. 또 미국은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보조공학을 평가하고 보급하는 사업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이용자가 휴대용 점자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 점자를 활용해 정보를 입력할 수 있으며 점자나 음성으로 정보 출력도 가능하다.
한 이용자가 휴대용 점자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 점자를 활용해 정보를 입력할 수 있으며 점자나 음성으로 정보 출력도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보조공학 관련 기술 개발 장려와 기기 보급 정책이 마련돼 있지만 시장은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힘스코리아의 윤양택 사장은 “노인의 수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 보조공학이다. 그런데 예측가능한 시장이 있어야 누군가가 개발을 하는 것”이라며 “보조공학기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체계적으로 보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효용성이 높은 제품이 많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엑스비전테크놀로지의 김정호 이사는 “기술 개발을 위한 충분한 예산과 시간이 투자되지 않고 있다. 또 장애인 등 실제로 사용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기술 개발 과정에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에 예산을 들여 개발해 놓고도 사양화된 제품이 많다”고 말했다. 또 관련 기술 표준이 정리돼 이를 바탕으로 다수 기업들이 제품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사업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