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 신흥국 경제성장률 추이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 심화 우려 따라 새 성장축 역할 관심집중
내년에도 고성장 지속할 듯
미 불안 장기화땐 영향 불가피 미국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중국·인도 등 신흥 국가들이 세계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탄탄한 잠재력을 지닌 신흥 국가들의 성장이 선진 시장의 침체를 상쇄하리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서브프라임 사태가 중국과 인도에까지 전염되면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26일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위기 심화 위험에 대한 경고’에서 “미국 경제의 침체가 세계경제의 성장을 심각하게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3개월 전만 해도 서브프라임 위기가 금융시장에 큰 타격이기는 했지만 성장 전반에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중론이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급변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유럽중앙은행은 긴급 유동성 추가 공급 계획을 밝혔다. 또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달러화의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유로화와 엔화의 초강세 현상이 빚어지면서 유럽과 일본의 수출도 타격을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달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1.9%로 낮추고, 유럽과 일본의 성장률도 각각 2.5%, 2.1%에서 2.1%, 1.8%로 하향 조정했다. 임지원 제이피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월만 해도 세계 제조업이 튼튼한 상태였는데, 지금은 제조업이 세계적으로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데다 고유가까지 더해졌다는 점도 펀더멘털(기초 조건)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가 선진 시장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대체로 중국이 내년에 두자릿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는 있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예상보다 악화된다면 이 또한 장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10대 대형 투자은행 중 리먼브러더스와 모건스탠리는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9.5%를 제시하고 있고,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 8곳은 10%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지원 이코노미스트는 “아직까지는 미국과 신흥 시장이 약간 디커플링(비동조화)되는 쪽으로 보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길어지면 신흥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신흥 시장까지 전염되느냐가 내년 세계경제의 최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6일 “일부에서는 내년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대부분 국제 금융기구에서는 1% 후반 정도 성장을 예상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년에도 10% 정도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내년 세계경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를 중국과 인도 등 개도국에서 보상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친디아 구원투수론’의 근거는 미국 등 외부의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이를 신흥 시장의 내수가 받쳐줄 수 있다는 것이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001년 정보기술(IT) 거품이 세계적으로 꺼지면서 선진국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도 중국은 8% 가까이 성장했다”며 “미국 경제는 내후년까지 보수적으로 전망되지만 아시아권은 미국·유럽과 금융적으로 덜 연계돼 있는데다 자체 내부 성장 동력을 갖추고 있어 선진 시장의 둔화를 신흥 시장이 보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미 불안 장기화땐 영향 불가피 미국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중국·인도 등 신흥 국가들이 세계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탄탄한 잠재력을 지닌 신흥 국가들의 성장이 선진 시장의 침체를 상쇄하리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서브프라임 사태가 중국과 인도에까지 전염되면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26일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위기 심화 위험에 대한 경고’에서 “미국 경제의 침체가 세계경제의 성장을 심각하게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3개월 전만 해도 서브프라임 위기가 금융시장에 큰 타격이기는 했지만 성장 전반에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중론이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급변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유럽중앙은행은 긴급 유동성 추가 공급 계획을 밝혔다. 또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달러화의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유로화와 엔화의 초강세 현상이 빚어지면서 유럽과 일본의 수출도 타격을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달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1.9%로 낮추고, 유럽과 일본의 성장률도 각각 2.5%, 2.1%에서 2.1%, 1.8%로 하향 조정했다. 임지원 제이피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월만 해도 세계 제조업이 튼튼한 상태였는데, 지금은 제조업이 세계적으로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데다 고유가까지 더해졌다는 점도 펀더멘털(기초 조건)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가 선진 시장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대체로 중국이 내년에 두자릿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는 있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예상보다 악화된다면 이 또한 장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10대 대형 투자은행 중 리먼브러더스와 모건스탠리는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9.5%를 제시하고 있고,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 8곳은 10%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지원 이코노미스트는 “아직까지는 미국과 신흥 시장이 약간 디커플링(비동조화)되는 쪽으로 보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길어지면 신흥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신흥 시장까지 전염되느냐가 내년 세계경제의 최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의 내년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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