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게임산업이 이제는 콘텐츠 생산기지로 거듭나고 있다. 게임 줄거리와 캐릭터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캐릭터상품, 장난감, 출판사업 등에 진출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각 게임업체들이 기획 단계부터 게임·만화·캐릭터 등 다양한 문화 상품의 제작과 마케팅을 함께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원소스-멀티유즈’ 시대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캐릭터가 걸어나오다’=이런 추세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하는 업체는 게임업체 넥슨(nexon.com)이다. 게임 ‘카트라이더’와 ‘메이플스토리’로 잘 알려진 넥슨은 여세를 모아 게임을 이용한 각종 콘텐츠 사업에 나서고 있다. 회원수 1100만명에 이르는 ‘메이플스토리’의 게임 캐릭터는 각종 문구와 신발, 옷, 서적, 모바일게임 등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은 만화책 ‘코믹 메이플스토리’(모두 7권)는 3월 말 현재 168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출판인회가 집계하는 베스트셀러 종합순위 3위에 오를 정도이다. 지난해 5월에 나온 ‘메이플스토리 백과사전’ 역시 판매 3주 만에 180만부 전량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넥슨 쪽은 캐릭터사업으로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50%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한빛소프트의 골프게임 ‘팡야’는 만화 단행본과 동화책, 완구사업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팡야의 캐릭터를 이용한 초보자용 골프강습책이 나오기도 했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시리즈는 온라인게임으로 흥행에 성공한 뒤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큰 인기를 모았고, 씨제이인터넷의 교육게임 ‘야채부락리’는 각종 문구와 팬시상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카트라이더’ ‘팡야’ ‘라그나로크’…
인지도 높아 만화·문구등 봇물
캐릭터 연매출 100억대 업체도 ■전체 캐릭터산업 성장 이끌어=게임 파생산업의 성공 비결은 두터운 이용자층이다. 온라인게임이 대중문화의 핵심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강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된 것이다. 민용재 넥슨 사업본부장은 “게임의 콘텐츠가 다양하게 재생산되어 산업적으로 큰 가치를 낳고 있는 상황”이라며 “넥슨의 사업방향도 그 부가 가치를 더욱 극대화하는 쪽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이 전체 캐릭터 산업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쪽은 2003년말 현재 4조8000억원에 이르는 캐릭터 산업이 게임 파생산업의 성장에 따라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성공적인 캐릭터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게임은 대체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많아 청소년층에 인기가 많고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온라인 게임이 성공이 오프라인 파생산업으로 이어지고, 이런 추세가 다시 온라인게임의 인기로 반영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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