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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 한파’ 서민가계 동티날라

등록 2007-12-09 21:19수정 2007-12-10 01:51

주요 곡물 국제 가격 추이
주요 곡물 국제 가격 추이
곡물값 뛰자 라면·과자 등 식료품값 인상 ‘도미노’
고유가까지 이중고…“향후 10년간 지속 가능성”
‘애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했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말로, 국제 곡물 가격 급등에 따라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물가 상승을 표현한 신조어다. 밀·옥수수·콩 등 국제 곡물값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국내 식료품값이 줄줄이 따라 오르는 것이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 상승 못지 않게 특히 서민 생활에 큰 부담을 준다.

■ 얼마나 올랐나?=국제 밀값은 2005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2005년 9월 t당 132.66달러였던 밀값은 올해 12월물 인도분 선물 가격이 125%나 급등해 298.44달러까지 치솟았다. 옥수수는 2005년 9월 t당 82.63달러였으나, 올해 12월물 인도분 선물 가격은 147.73달러로 78.8% 급등했다.

곡물값 상승은 마치 도미노처럼 각종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가격을 10~20% 올렸고, 과자·식용유 업체들은 지난 10월에도 10~35%씩 가격을 인상했다. 사료값 인상으로 우유·치즈 등 유제품의 원자재값도 50~100% 올랐다. 밀가루가 주원료인 라면·과자·빵 가격은 조만간 또 15~30%씩 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음식점과 분식점도 뒤따라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4.4% 올랐다. 이는 2004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에너지 요금과 운임 상승 등이 주요인이었다. 곡물값 급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물가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애그플레이션 흐름도
애그플레이션 흐름도
■ 왜 오르나?= 곡물값 급등의 직접적 요인은 수요 폭증이다. 식용·사료용·에너지용 세 가지 용도로 곡물이 사용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해졌다. 중국과 인도 등 인구대국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곡물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데다, 육식이 일반화되면서 사료 곡물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1980~2006년 닭고기는 3.7배,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각각 1.2배, 2.0배 생산이 늘었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바이오에탄올 등 대체 연료 수요까지 급증했다. 2006년 바이오 연료용 옥수수 수요량은 550만t으로, 2003년의 두 배 수준이었다. 이는 전체 생산량의 20%에 해당된다.

에너지값 상승으로 곡물 생산·유통 비용도 증가했다. 올 초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 당 2100달러 수준이던 부산~로테르담 노선 해상 운임은 현재 3100달러까지 치솟았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탓도 크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밀 생산량은 2006년 2540만t에서 올해 990만t으로 금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카길(미국) 등 5대 곡물메이저가 세계 곡물 수출의 약 60%를 점유하면서, 가격 형성에 독점적 영향을 끼치는 독과점 구조도 원인으로 꼽힌다.

■ 더 오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의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낸 ‘농업 전망 2007~2016’에서 애그플레이션이 앞으로 10년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흥 시장의 소득 증대에 따른 소비 증가, 바이오 연료용 수요 증가, 국제 유가 급등 등 구조적 요인이 바뀌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는 2008 곡물연도(2007.9~2008.8) 기준으로 쌀·옥수수·밀·보리·귀리 등 세계 곡물 재고율(재고량/소비량)이 15.2%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1972~73년 ‘곡물 파동’ 때의 재고율 15.4%보다 낮은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유가와 곡물값 상승 요인이 서로 얽인 탓에 애그플레이션과 오일 쇼크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성명환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곡물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어 부담이 큰데다, 유가 급등마저 이어지면 1973년과 같은 곡물·유가 동반 파동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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