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용 현황
청년 실업률·경제활동참가율 4년째 동반하락
‘취업준비자’ 갑절↑…“성장 잠재력 하락” 우려
‘취업준비자’ 갑절↑…“성장 잠재력 하락” 우려
수년간 8%대를 맴돌던 청년(15~29살) 실업률이 올해 7%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주변에선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이 함께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직장 구하기를 중단하고 취업 준비를 하거나, 아예 취업을 포기한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실업자 통계에 들어가지 않는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11월 고용 동향’을 보면, 올해(1~11월 평균) 청년 실업률은 7.2%로 2004년(8.3%) 이후 4년 연속 하락했다. 청년층 실업자 수도 같은 기간 41만2천명에서 32만8천명으로 20.4% 감소했다. 실업률이나 실업자 수를 놓고 볼 때, 통계상으로는 청년 실업 문제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을 함께 살펴보면 사정이 다르다. 올해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6.1%로, 2004년 49.2% 이후 4년 연속 내려갔다. 청년층 경제활동 인구도 같은 기간 499만명에서 453만8천명으로 9.1% 줄었다. 같은 기간 청년층 인구는 2.8% 줄어들었을 뿐이다. 그만큼 청년층 가운데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인구는 크게 증가했다. 이러다 보니 청년층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의 비중인 고용률이 2004년 45.1%에서 올해 42.7%로 떨어졌다. 청년층 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457만8천명에서 421만1천명으로 8.0% 감소했다.
청년층 비경제활동 인구 가운데서도 특히 아예 구직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나, 또는 취업 준비를 하느라 당장 구직 활동을 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혼자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층은 2003년 14만3천명에서 올해 32만6천명으로 128%나 늘어났다. 또 취업학원 등에 다니는 이들도 2003년 20만2천명에서 올해 22만명으로 10% 가까이 증가했다.
이병희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높은 교육열 때문에 고학력자들이 많이 배출되는데도 괜찮은 일자리는 창출되지 못하다 보니, 이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처럼 고학력자들이 대거 취업 준비자 상태로 머물러 있는 것은 한국만의 독특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고용사정 악화를 향후 한국 경제에 가장 큰 부담을 줄 요인의 하나로 꼽는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진학률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고학력 청년 유휴 인력이 많이 늘어나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경제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며 “문제는 고학력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인 전문직이나 공기업·대기업 등에서 고용이 더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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